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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31억원 로또 당첨금, 8년 만에 탕진... 화재·이혼으로 모두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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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라라 그리피스. /데일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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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최초의 온라인 복권에 당첨돼 180만파운드(약 32억원)를 받은 여성이 8년간의 사치스러운 생활 끝에 화재와 이혼으로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남편마저 잃은 사연을 공개했다.

17일(현지시각) 영국 더 선 등에 따르면, 라라 그리피스(54)는 2005년 180만파운드 복권에 당첨된 후 8년 만에 모든 재산을 잃고 어머니에게 의지하는 처지가 됐다. 라라는 대학교에서 만난 로저와 1997년 결혼해 첫째 딸 루비를 낳았고, 라라는 교사로, 남편은 IT 분야에서 일했다. 부부는 2005년 10월 영국 최초의 온라인 복권에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다.

라라는 당시를 회상하며 “새벽 2시 30분쯤 로저가 컴퓨터 화면을 보여줬는데 당첨금이 180만파운드로 표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기로 의심했지만, 복권 운영사 카멜롯이 당첨 사실을 확인해줬고 부부는 당첨 소식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복권 당첨 후 부부는 기존 직장을 그만두고 호화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부부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미국 플로리다, 프랑스 등 해외여행을 다녔다. 15만파운드(약 2억6500만원)를 들여 투자 목적으로 미용실을 구입했고 45만파운드(7억9400만원)를 들여 헛간을 개조해 집을 마련했다. 중고차 30대와 비싼 가방도 여러개 구입했다.

그러나 복권 당첨 5년여만인 2010년 12월,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라라의 집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집이 3일간 불에 타며 전소됐다. 화재로 가족은 모든 세간살이를 잃었고 입을 옷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 가족은 8개월간 호텔과 라라의 어머니 집을 전전해야 했다. 다용도실에서 시작된 화재의 원인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라라의 둘째 딸 키티는 화재 트라우마로 인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

2011년 7월 집을 수리했지만, 부부 사이가 멀어지며 두번째 위기를 맞았다. 결국 부부는 이혼을 결정했고 2013년 12월 이혼 절차가 마무리될 무렵 부부의 재산은 바닥났다. 라라는 “집과 사업체를 비롯해 제가 소유한 모든 것을 팔아야 했다”고 했다. 설상가상 라라가 크론병에 걸리며 건강 문제까지 생겼다. 선택의 여지가 없던 라라는 한동안 어머니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받아야 했다.

현재 라라는 딸 루비(20)와 키티(17),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라라는 복권 당첨 후 모든 것을 잃었지만,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저는 지금의 제 삶을 사랑한다. 힘든 순간을 겪었지만 복권은 내 인생을 망치지 않았다”면서도 “돈을 모두 잃은 것은 후회된다. 어떻게든 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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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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