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인 김윤덕 의원이 그대로 베껴 발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배 의원의 법안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면서 “정상적인 입법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

배현진 “김윤덕, 절도 입법…악습 뿌리 뽑아야”

배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사무총장이 99.9% 카피한 법안을 들고 와 문체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시키고 내일 심사를 통해 제정법을 같이 만들겠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이 표절 당했다고 주장한 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된 ‘치유관광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안’이다. 관광 산업과 관련해 음성화 돼 있는 부분들을 양성화시켜 소멸해가는 지역을 되살리고 관광자원을 되살리자는 것이 골자다.

배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김 사무총장은 ‘의료민영화의 토대가 된다’는 법안 취지에 맞지 않는 이유로 끝까지 반대해 법안이 사실상 그대로 폐기됐다”며 “법안을 반대했던 김 사무총장이 별안간 이 법안을 들고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실 보좌진은 ‘배현진 의원실 법안을 펼쳐놓고 수정했다’고는 했으나 ‘표절하지는 않았다’는데 ’음주운전은 했으나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오랫동안 관행처럼 자리 잡아온 이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 이 자리에 서서 말씀 드린다”며 “국회 사무처의 여러 기구를 통해 국회의 입법 표절과 사실상의 절도 입법 추진을 근절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윤덕 “결함 고친 입법…사과 없으면 대응할 것”

배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배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전북특별자치도·강원특별자치도는 치유관광산업지구로 지정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이런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점을 당시 국민의힘 측에 지적했는데도 배 의원은 또다시 특별자치도만 제외하도록 하는 법을 그대로 재발의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두 번 연속 특별자치도를 제외하고 발의한다는 것은 배 의원 개인을 넘어 국민의힘이 특별자치도를 대놓고 차별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전북자치도 국회의원이 전북자치도를 차별하는 법안을 통과하도록 놓아둘 순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입법 절도라고 표현한다면 100번이고 입법 절도하겠다”며 “의원의 정상적인 입법 활동에 대해 배 의원과 보좌진이 여러 차례 의원실에 연락해 입법 표절·절도 등의 거친 표현을 사용하며 협박한 것은 의정활동에 매우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