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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창원시 공문서에 등장한 '명태균'…"공무원들과 도시계획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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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유력 정치인과 친분을 내세워 공천·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54)씨가 별도 공직이 없음에도 경남 창원시 공무원들과 시 도시계획 관련 논의를 진행한 흔적이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민간인의 시정 개입”이라며 전면 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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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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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공문서에 등장한 ‘명태균 총괄본부장’



19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문순규(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은 최근 창원시에서 받은 ‘출장보고서-김영선 국회의원 간담회’ 공문서에서 ‘명태균 총괄본부장’이란 이름·직책을 확인했다. 총괄본부장은 명씨가 김영선(64·국민의힘) 전 의원실에서 활동할 때 사용한 직함이다. 의원실 보좌관처럼 정식 직책은 아니다.

그런데 이 출장보고서를 보면, 명씨는 지난해 4월 17일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당시 도시정책국장·도시계획과장·지구단위팀장 외 1명(주무관 추정) 등 시 공무원 4명과 ‘창원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문제를 논의했다. 김 전 의원 없이 명씨와 의원실 선임비서관 등 보좌진이 참석한 자리였다.



의원도 없는 사무실…명태균과 만난 시 공무원



여기서 명씨는 ‘제1종 전용주거지역을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 변경할 수 없는가’, ‘기반시설 등 확충에 비용이 얼마나 소요되나’ 등을 시 공무원에게 질의했다고 보고서에 적혀 있다. 또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돼도 일시 개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상향 시범지구를 선정·관리해 발생하는 자료를 수집하고 향후 재정비 시 그 결과값으로 지역 개발방향을 수립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등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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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 사용한 김영선 의원실 '총괄본부장' 명함. 사진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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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 공무원들은 이런 명씨 질의와 생각에 “(비용 관련) 현재 5600억원 소요되며 40% 증가 시 1조원 비용 필요”, “시범지구를 선정해서 운영해보는 것도 고려하겠다” 등으로 답했다고 나온다. 이에 문 의원은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등) 아주 민감한 내용”이라며 "특정 민간인이 악용할 여지가 발생하는 것이므로 진상을 밝혀 재발 방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창원 국가산단과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이외에 명씨가 개입한 시정 현안은 없는지 전면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창원시는 19일 해명자료를 통해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 중 하나에 불과했다”며 “‘종상향’ 이슈는 김 전 의원실뿐만 아닌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대다수 주민의 숙원이자 간곡한 요청으로, 명씨 개인의 요구사항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한 앞서 시는 “명씨가 ‘총괄본부장’ 명함을 갖고 있어 민간인인 줄 몰랐다”는 견해를 수차례 밝혀왔다.



‘명, 창원산단 관련 시장도 만났다’ 진술도



이와 관련, 명씨를 수사 중인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이외 창원제2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 개입 등 여러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 8, 9일 조사에서 명씨로부터 “창원 국가산단 기획과 관련해 김 전 의원 제안으로 홍남표 창원시장과 함께 만난 적 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검찰은 당시 산단을 담당했던 공무원 3명도 불러 조사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창원시는 홍 시장과 명씨 등 만남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을 만나는 과정에서 우연히 명씨와 조우했을 것으로 기억한다”며 “평소 창원 지역구 국회의원과 현안을 공유하고자 미팅을 해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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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청. 사진 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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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조작…檢 수사 전방위 확대



한편 명씨의 ‘대선 여론조사 조작’ 등 각종 의혹 관련 고발이 이어지면서 검찰 수사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김한메 대표를 19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사세행은 ‘공천 개입’, ‘여론조사 조작’ 등 두 의혹으로 윤 대통령 부부와 명씨, 김 전 의원,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공천관리위원장인 이준석(개혁신당)·윤상현(국민의힘) 의원 등 6명을 고발한 시민단체다.

사세행은 명씨가 2022년 대선 때 윤 대통령 후보를 위해 무상 여론조사를 진행, 그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단 의혹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수뢰후부정처사 혐의가 있다고 봤다. 또 명씨가 데이터를 조작해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게 했단 의혹으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했다. 사세행은 이날 조사받기 전, 지방선거 공천 개입·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 등 의혹과 관련해서도 추가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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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 김한메 대표가 19일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서 명태균 씨 관련 의혹에 대한 추가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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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이후 19일 첫 조사를 받는 명씨의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창원산단이나 여론조사 조작 관련해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명씨가 산단 대외비 자료를 외부에 풀지도 않았고, 개발 정보를 누설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도 보정한 것이지 조작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검찰 제시한 범죄 사실에)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특정 못 하는 등 모순이 많다”며 “본격 반박할 것”이라고 했다. 명씨는 김 전 의원한테 공천 대가로 16차례에 걸쳐 세비 절반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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