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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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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채 상병 사건 국정조사 의견 달라” 여당에 최후 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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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9월26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내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묘역에서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전역복과 모자를 올려놓고 채 상병을 추모하고 있다. 이날 채 상병의 동기(1292기)들은 전역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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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19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국정조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채 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가로막히자, 진상 규명을 위해 국정조사라도 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국민의힘 쪽에서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빠르면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채 상병 국정조사 계획서가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채 상병 국정조사에 대한 여야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서, 양당의 공식 입장을 21일 오전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해병대원 채 상병이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숨진 뒤 1년4개월이 흘렀으나, 사건의 진상과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히기 위한 채 상병 특검법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21대 국회부터 세차례 연이어 폐기됐다. 이런 까닭에 야당은 진상 규명의 첫 단추라도 끼워야 한다며 지난 6월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요구서에서 야당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대통령실의 부당한 압력 행사 의혹 △국방부의 수사 이첩 보류, 자료 회수 과정에서의 불법 의혹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 등에 대한 보직해임 및 기소 등에서의 외압 의혹 등을 두루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우 의장의 의견 요청은 채 상병 국정조사에 반대해온 여당에 보낸 일종의 ‘최후통첩’으로 보인다. 역대 국회에서 국정조사는 늘 여야 합의로 실시돼왔다는 점을 고려해 그동안 충분한 숙성 기간을 줬고, 유족의 요청 등을 고려할 때 더는 미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 처리에 진력하고 있는 민주당은 채 상병 순직 사건은 일단 국정조사를 진행하며 특검 추진도 고민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우 의장,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회동 뒤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가 진행될 뿐만 아니라,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청문회와 국정감사를 밀도 있게 했기 때문에 국정조사 필요성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바 있다.



국정조사는 입법 절차와 달라서 국회의 승인을 거친 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할 수 없다. 국회의장의 요청에 따라 여야가 조사 특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면, 특위가 작성한 조사계획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한다.



우 의장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국정조사 계획서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여당이 끝내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개문발차’식 야당 단독 국정조사를 각오하겠다는 의지다. 2022년 실시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때도 야당이 우선 위원을 구성하고 조사계획안을 내자, 조사에 반대하던 여당이 뒤늦게 참여한 바 있다.



야당은 이날도 여당에 채 상병 국정조사 실시를 압박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채 해병이 순직한 지 1년4개월을 꽉 채웠고 민주당이 국조 요구서를 제출한 지도 다섯달을 꽉 채웠다”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채 해병 특검에 찬성 입장을 보였던 만큼, 국정조사 반대는 명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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