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 녹취가 나온 직후 대통령의 측근이 움직인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짚어볼 부분이 많은데 이 내용 취재한 김필준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먼저 윤한홍 의원은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데 대통령과 어느 정도로 가깝다고 봐야 합니까?
[기자]
윤한홍 의원은 장제원, 권성동 의원 등과 함께 윤핵관으로 불립니다.
특히, 윤 대통령의 인수위 시절 청와대 이전 TF 팀장을 맡을 정도로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습니다.
또, 대선 당일 아크로비스타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본 최측근 3명 중 한 명이라고 오늘 권성동 의원이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대통령의 측근인 셈입니다.
[앵커]
그런 측근이 움직였다는 건데 그 시점이 또 민주당이 윤 대통령 목소리를 공개한 바로 다음 날이잖아요?
[기자]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명태균 씨를 매몰차게 끊어냈다는 걸 강조합니다. 들어보시죠.
[정진석/대통령비서실장 (지난 1일) : 경선 룰 갖고 이런저런 간섭을 해서 '앞으로 나한테도 전화하지 말고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 마!' 그러고 딱 끊은 거예요.]
[앵커]
그러니까, 윤한홍 의원이 명태균 씨에게 틀어달라고 요청한 녹취가 지금 정 실장이 말한 녹취랑 같은 걸로 보인다는 거죠?
[기자]
일단은 그렇게 보입니다.
윤 의원도 JTBC에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비서실장 발언을 보고 연락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의문점은 남습니다.
윤 의원은 A씨에게 명씨와 접촉해 보라면서 정 실장의 말보다 훨씬 구체적인 녹취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인데요.
[A씨 : (대통령이 명씨에게) 장모한테 하고 우리 마누라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호통을 친 적이 있다는데. 나도 들은 것 같습니다(라고 윤 의원에게 대답했다.)]
'장모와 마누라를 언급하며 호통을 쳤다'는 건 이 시점까지 알려지지도 않은 내용이었고 또 정진석 실장도 녹취가 있다고 구체적으로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면 대통령 비서실장이 공개적으로 해명한 것보다, 더 구체적인 무마 요구를 윤한홍 의원이 명태균 씨에게 한 셈인데 여기에 대해서 윤 의원은 뭐라고 하나요?
[기자]
이에 대해서 윤 의원은 "장모님 녹취를 A씨에게 언급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고 녹취의 존재는 A씨가 아닌 명씨의 다른 측근을 통해 파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답변에도 윤 의원이 이렇게 구체적인 내용까지 어떻게 알았는지 녹취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누구한테 들은 건 아닌지 윤 대통령과 가까운 윤 의원이 용산 대통령실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건 아닌지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그동안 대통령실은 명씨에 대해 "뭘 하시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거나 "여러 정치인과 지역 상황 관련 조언을 받은 바 있다" 이렇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왜 굳이 명씨를 접촉한 겁니까.
[기자]
대통령실은 명씨와의 관계에 대해 "경선 이후 연락을 끊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특히, 취임식 전날 윤 대통령이 직접 명씨와 통화하는 육성 녹취가 공개됐고 그동안의 대통령실의 해명이 사실상 거짓이 되어버린 상황이 된 건데요.
"윤 대통령이 관계를 끊겠다. 연락하지 말아라"라는 녹취가 공개된다면 즉, 명씨가 이런 녹취를 스스로 공개한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다 이런 계산을 했을 가능성 있습니다.
실제로 윤한홍 의원도 "명씨가 자기에게 유리한 녹취만 내보내니 총체적인 진실을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어서 연락한 것"이라고 했는데,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다른 친윤 인사들도 명씨를 사기꾼이라고 부르는 등 부정적인 입장 아니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실과 윤핵관들은 명태균 씨를 '뭐 하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거나 '사기꾼'이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오늘(19일) 등장한 윤한홍 의원은 21년 9월 윤 대통령 당시 후보가 창원에 왔을 떄 "명씨를 조심해야 한다"고 부정적으로 말했다고도 했습니다.
이렇게 평가절하하던 명씨에게 사태 무마를 위한 요청을 했고, 명씨는 또 이걸 기회로 받아들여 사실상의 거래를 시도한 모양새가 된 건데요.
다만 윤 의원은 JTBC에 "누군가의 지시를 받거나 명씨와 거래를 하려는 건 전혀 아니"라면서 용산과의 교감 가능성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김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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