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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헤즈볼라, 이스라엘 휴전 제안에 동의"… 네타냐후는 "못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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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미 휴전안 초안에 서면 답변
바이든, 중동특사 급파해 협상 조율
네타냐후는 시큰둥… "전투 계속할 것"
한국일보

18일 레바논 베이루트 중심부에서 한 남성이 전날 저녁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자동차를 살피고 있다. 베이루트=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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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주고받아 온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에 큰 틀에서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동특사를 급파, 협상 조율에 나섰다. 다만 협상의 다른 한 축인 이스라엘은 여전히 전투 지속 의사를 고수하고 있어 급작스러운 협상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헤즈볼라, 미국 휴전 초안에 동의"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의 보좌관 알리 하산 칼릴은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레바논과 헤즈볼라가 미국 측 휴전 제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내용의 서면 답변을 주레바논 미국대사에 전달한 상태"라며 "협상 성공 여부는 이제 이스라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직접 협상하지 않는 헤즈볼라는 베리 의장을 소통 창구 삼아 입장을 전달해 왔다.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휴전안 초안의 큰 부분은 해결됐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특사인 에이머스 호크스타인 백악관 선임고문과 대면 논의를 통해 일부 불명확한 사항들을 명확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크스타인 특사는 19일 베이루트를, 직후에는 이스라엘을 찾아 협상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미국이 건넨 휴전안에는 이스라엘·헤즈볼라가 △60일간 전투를 중단하고 △2006년 지상전 종식을 위해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를 이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남부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을 기점으로 남쪽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은 철수, 헤즈볼라는 무장을 해제한다는 게 결의 1701호다. 이렇게 하면 양측 간 완충지대를 둘 수 있다.

네타냐후는 "작전 계속해야"


이스라엘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합의를 위반할 경우' 이 지역에서 군사 행동을 재개한다는 사항을 휴전안에 담자고 요구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도 "휴전이 이뤄진다 해도 그것이 유지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 북부 안보를 위해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서 체계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더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 중재자인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도 드러냈다. "(이스라엘의 작전에) 반대했고, 유보적이었으며, 적을 위협하지도, 제재를 가하지도 않았다"고 직격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새 정부에서 친이스라엘 인물 여러 명을 고위직에 지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와 우호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로선 시종 휴전을 압박해 온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서둘러 협상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한국일보

지난 1월 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국방부 청사에서 전시내각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모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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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베이루트 중심부 또 폭격


양측 간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까지 연이틀 사전에 민간인 대피령을 발령하지 않은 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부를 폭격했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최소 31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보건부가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전날에도 베이루트 도심을 폭격해 헤즈볼라 수석대변인 무함마드 아피프를 제거한 바 있다.

BBC는 이스라엘이 벌인 일련의 공격이 "더 유리한 조건에서 헤즈볼라가 휴전에 동의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헤즈볼라도 가만히 있지 않고 이스라엘 북부와 중심 도시 텔아비브 교외 등에 로켓 100여 발을 발사, 1명이 죽고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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