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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시간의 마법사, 게임과 전통 공예의 마법 같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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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수궁 덕홍전에서 열린 '시간의 마법사: 다른 세계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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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전통 공예라는 조금 색다른 분야가 이색적인 만남을 가졌다. 바로 넥슨재단의 보더리스 프로젝트 '시간의 마법사: 다른 세계를 향해' 전시다.

'보더리스'는 게임과 다른 문화예술 장르와의 융합을 도모하는 프로젝트다. 매년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에게 넥슨 게임 IP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렇게 태어난 다양한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2회 보더리스-Craft판 '시간의 마법사: 다른 세계를 향해' 전시는 19일부터 내달 1일까지 덕수궁 덕홍전에서 진행된다. 국가무형유산 공예 분야 전승자와 현대 공예작가 10인이 넥슨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IP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공예품을 선보인다.

기자가 덕수궁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1시였다. 마침 서울 왕궁수문장 교대의식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월요일 제외 오전 11시, 오후 2시에 맞춰 방문하면 교대의식을 구경하고 덕수궁에 입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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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본 주황 버섯 포토존 못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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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퀘스트 안내소에서 꼭 리플릿을 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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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덕수궁에 입장했다. 표지판을 따라 잘 찾아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윤도를 든 익숙한 주황 버섯을 발견할 수 있다. 버섯갓 위에 갓을 얹은 근엄하고 깜찍한 모습에 홀린 듯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관람객이 많았다.

전시 입장 전, 뒤쪽 넥슨 퀘스트 안내소에서 전시 안내와 윤도 모티브의 리플릿을 준다. QR 코드로 받을 수 있는 5가지 퀘스트를 전부 수행한 뒤 보상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덕홍전 입구에는 익숙한 바람의나라,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로고를 사용한 '웰컴 조명'이 비치돼 있다. 김석영 금속공예가의 작품인데, 20년이 넘은 게임이라는 특징을 살려 세월의 흔적을 인위적으로 만들었다.

이번 전시는 게임과 공예, 일견 어울리지 않는 두 세계를 빛과 그림자, 시간을 접점 삼아 담아냈다. 안온한 빛과 그림자로 채워진 덕홍전에 들어서자 마치 게임처럼 색다른 공간에 진입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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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영 금속공예가의 '모닥불 조명'은 전시의 시작과 끝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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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동식 선자장의 '백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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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홍전에 입장하면 조대용 염장의 '거북 문양 통영발'이 관람객을 반긴다. 덕홍전 안과 밖, 경계를 가르는 발이다. 보통 발은 단절이나 예의를 상징하지만, 대나무 발에 걸러져 눈부시지 않고 은은하게 쏟아지는 빛은 새로운 세계로의 진입을 환영하는 느낌이다.

전시장 내에서 가운데 비치된 김희수 윤도장의 '평철윤도'를 비롯해 김범용 유기장의 '성스러운 빛', 김시재 매듭장의 '천원지방 매듭 조명', 김석영 금속공예가의 '모닥불 조명', 김동식 선자장의 '흑·백 윤선', 정다예 말총공예가의 '말총 오브제'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마비노기의 상징인 모닥불을 금속 조명으로 구현한 모닥불 조명과 흑·백 윤선, 윤선을 장식하는 선추윤도가 인상적이었다. 모닥불은 오순도순 모여 앉아 수다를 떠는 그 시절 마비노기 감성이 떠올라서 좋았고, 둥근 형태의 윤선과 윤선 아래 달린 선추윤도는 실용적이면서도 멋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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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R 코드로 작품 해설, 퀘스트 진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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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스러운 빛' 옆에 선 조혜영 한국조형디자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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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에게 전통 공예 예술이 익숙한 영역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게임 퀘스트를 연상케 하는 QR 코드 작품 해설과 퀴즈는 게이머들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전시를 조금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영리한 배려였다.

총괄 감독을 맡은 조혜영 한국조형디자인협회 이사장은 "이번 전시에서는 전체적인 공간을 느끼시면 좋겠다"며 "게임은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시공간적 체험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에서는 만들어진 공간 안에 들어가지만 이번 전시는 그것을 입체화시켰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기업이 공예와 함께 전통 문화를 알리겠다는 의도가 정말 좋았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기업 컬래버를 굉장히 많이 하는데,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에게 굉장히 힘이 된다"며 "넥슨의 이번 전시는 정말 보람차고 뜻깊은 일"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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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기술로 마비노기 로고를 매듭지은 김시재 매듭장의 '천원지방 매듭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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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장 중앙에서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김희수 윤도장의 '평철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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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안내소에서 보상을 받는 관람객에게 전시 소감을 물었다. 그는 "마비노기 홈페이지에서 홍보하는 것을 보고 왔다. 장소가 조금 협소하긴 했지만, 게임을 좀 더 알린다는 측면에서 좋았다"며 "평소 종종 전시를 즐기는 편이다. 마비노기 오케스트라도 그렇고, 다른 문화와 협업하는 콘텐츠를 자주 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기자 역시 퀘스트 보상으로 3종의 게임 중 하나를 선택해 엽서를 받았다. 엽서 후면에는 인게임 아이템 코드가 기재돼 있다. 마비노기의 경우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했다는 '전통초롱'이었다. 다른 초롱류와 모션은 동일하지만, 밤이 되면 영롱하게 빛나는 예쁜 아이템이니 밀레시안이라면 꼭 손에 넣길 바란다.

넥슨재단 시간의 마법사 다른 세계를 향해 전시는 게임 아이템도 받고, 의미있는 체험도 하고, 아름다운 덕수궁도 관람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좋은 기회였다. 덕수궁 기프트샵 '사랑'에서는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바람의나라 콘셉트의 한정 굿즈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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