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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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9일 상무장관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이자 억만장자인 하워드 러트닉(63)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오랜 인연을 갖고 있는 러트닉은 오랜 후원자 중 한 명으로 최근 2년 동안 7500만 달러(약 1040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하거나 직접 기부했다. 지난 8월부터는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재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성명에서 “러트닉을 우리 정부의 상무장관으로 지명할 수 있어 기쁘다”며 “관세와 무역 어젠다를 주도하고 무역대표부(USTR)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도 지게될 것”이라고 했다. 러트닉은 1983년 캔터 피츠제럴드에 입사한 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29세의 나이에 CEO 자리에 오른 금융권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1년 9·11 테러로 뉴욕 주재 직원의 과반인 658명의 직원을 잃었지만, 회사를 직원이 1만3000명이 넘는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리빌딩하는데 성공했다. 세계무역센터 꼭대기 층을 사무실로 사용하던 러트닉은 이날 아침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느라 지각한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러트닉은 1961년 뉴욕주(州) 롱아일랜드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주 하버포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트럼프와는 수십년 전 뉴욕의 한 자선 행사에서 인연을 맺었는데, 트럼프는 “러트닉은 지난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월스트리트에서 역동적인 인물이었고, 위기를 극복하는 회복 탄력성을 보여줬다”고 했다. 러트닉은 2008년 트럼프가 대중적 인기를 얻은 계기가 된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심사위원으로도 출연했다. 기업 인수합병(M&A) 중개 등을 전문으로 하는 그의 회사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의 자산도 관리하는데 가상화폐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의 인식을 180도 바꾼 것으로 알려져있다.

상무부는 미국의 경제 및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다. 트럼프가 강경한 대중(對中) 정책을 예고한 가운데, 차기 상무장관은 수출 통제 등을 통해 이런 기조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10%대 보편 관세와 함께 일부 중국산 품목에는 최소 6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 공약했다. 악시오스는 “상무부는 트럼프가 실행하겠다고 공약한 관세를 이행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된다”며 “러트닉은 이를 적극 지지해왔다”고 했다. 러트닉은 지난 9월 CNBC 인터뷰에서 “관세는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놀라운 도구”라며 “우리는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상무장관으로 이름이 거론됐던 린다 맥마흔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은 현재 교육부 장관 또는 영국 대사를 맡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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