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페인 연구팀 "시뮬레이션 연구로 세포 수준의 습관화 학습 확인"
단세포 섬모충 '스텐토르 로셀리' 현미경 사진 |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전체 조절센터(CRG) 연구팀은 20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단세포 생물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 단세포 생물과 단일 세포도 외부 자극에 무감각해지는 습관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의대 제러미 구나와데나 교수는 이는 세포도 학습이 가능함을 시사한다며 "세포는 사전에 프로그래밍이 된 유전적 지시만 따르기보다 환경으로부터의 학습을 바탕으로 매우 기본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격상됐다"고 말했다.
학습과 적응 능력은 생물 진화는 물론 생존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소음 등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처럼 자극에 반복 노출된 후 그에 대한 반응이 줄어드는 습관화(habituation)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학습이다.
연구팀은 습관화는 벌레, 곤충, 새, 포유류 등 뇌와 신경계가 있는 동물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지만 단세포 섬모충인 스텐토르 로셀리(Stentor roeselii) 등에서 습관화 징후가 발견되면서 세포 수준의 습관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 유전체 조절센터 로사 마르티네스 박사는 "단세포 생물이 학습한다는 것은 내부에 동물의 뇌 뉴런 네트워크가 하는 것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분자 네트워크가 있음을 의미하지만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세포 실험 대신 세포가 단백질을 매개로 한 생화학 반응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피드백 과정을 모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단세포 섬모충과 포유류 세포가 동일한 자극에 반복 노출됐을 때 세포 내부 분자 네트워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단세포 섬모충과 포유류 세포는 모두 동물의 뇌에서 습관화의 특징을 나타내는 4가지 분자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4가지 분자 네트워크에는 각각 환경으로부터 학습한 정보를 저장하는 두 가지 형태의 '기억' 저장소가 있었다며 한 기억은 다른 기억보다 훨씬 빨리 소멸하는데 이는 습관화에 필요한 기억 손실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일 세포가 시차를 두고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단세포 생물과 우리 몸의 세포가 세포 수준에서 뇌를 가진 동물에서 볼 수 있는 것과 유사한 습관화를 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밝혔다.
구나와데나 교수는 "이 발견은 뇌가 없는 세포가 어떻게 그런 복잡한 일을 할 수 있는지 흥미로운 수수께끼를 던진다"며 "단일 세포의 습관화를 연구하면 학습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Current Biology, Jeremy Gunawardena et al., 'Biochemically-plausible models of habituation for single-cell learning', http://dx.doi.org/10.1016/j.cub.2024.10.041
scitech@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