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북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0.30./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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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해체 관련 연구 개발(R&D) 예산이 당초 계획 대비 축소 편성되고 있다. 영구정지된 원전의 빠른 해체가 필요하지만 예산 지원이 줄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원전 해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예산이 정부안 편성 과정부터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3년 연속이다. 안전하고 경제적인 상용원전 해체를 위한 현장 맞춤형 해체기술과 원전해체 폐기물 핵종분석, 실증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인데 예산투입이 시작된 이후로 증액은 커녕 계획된 예산이 반영된 적이 없다.
정부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 총 348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원전 해체 R&D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예산만 2218억원인데 △2023년 427억7000만원 △2024년 645억5800만원 △2025년 524억4500만원 △2026년 287억3600만원 등 R&D 초기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다 2030년까지 점차 줄어드는 구조다.
하지만 실제 정부안에 반영된 예산은 △2023년 337억3400만원 △2024년 433억1300만원 △2025년 483억6600만원 등이다. 첫해만 90억원, 두번째 해는 212억원이 축소 편성됐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도 40억원이 줄었다. 3년간 예산반영 부족액만 343억6000만원이다. 절단-제염-폐기물처리-부지복원 등 해체기술 실·검증 뿐만 아니라 공백 기술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올해는 현재 국회 예산 심의하는 과정에서 71억원 증액된 상태다. 예산 낭비를 감시하는 국회가 오히려 사안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정부안보다 증액한 셈인데 실제 증액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지난해에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소폭 증액됐으나 최종적으로 없던 일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해체 기술 중 제염 관련 R&D 투자 2건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증액이 됐다"며 "재정당국의 협조와 함께 국회 예결위에서도 최종 반영이 된다면 원전 해체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해체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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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조원 시장 놓칠라…수주뿐만 아니라 해체 시장도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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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국가간 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 안보가 국가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전세계가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원전 건설 시장이 커지는데 비례해 해체 시장도 성장한다. 원전 건설·운영의 경쟁력만큼 해체 기술 확보와 실증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492조원 규모다. 특히 203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원전 해체 시장이 열린다.
올해 9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영구정지 원전은 211기, 운영원전은 415기다. 2050년까지 270기 원전이 추가로 영구 정지가 예상된다. 해체 준비 중인 원전은 89기다. 현재 신규 건설 중인 원전 57기까지 고려하면 추후 해체 물량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전망이다.
우리의 해체 기술 수준은 2019년 기준 미국 등 선진국 대비 82% 수준이다. 격차만 놓고 보면 △설계·인허가 1.8년 △제염 5.8년 △절단·철거 4.2년 △폐기물처리 6.7년 △부지복원 6.4년 등으로 종합하면 3.9년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의미다.
전 세계서 원전 해체 경험을 보유한 나라는 많지 않다. 미국이 17기, 독일이 4기, 일본이 1기 정도다. 전문가들이 현재 글로벌 해체시장 진입 문턱이 높지 않아 충분히 경쟁력 확보 가능한 수준으로 세계 최초 상용 중수로 해체 기술은 선점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다.
문제는 속도다. 예산이 적기에 투입되더라도 기술 개발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영구정지 원전인 고리 1호기의 경우 내년도 상반기 해체 승인이 예상되며 월성 1호기의 경우 2027년이 목표다.
빠르면 내년부터 해체가 가능하다는 의미인데 원자로를 제외한 부속 건물을 해체하며 시간을 벌더라도 결국 해체 관련 핵심 기술의 개발과 실증이 필요하다.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이 2026년까지 실증 분석에 필요한 핫셀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정부의 계획된 예산이 계속 삭감되는 상황에서 해체 관련 원전 생태계 조성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원전 해체 관련 업체 대표는 "정부는 원전 생태계 복원과 해체 R&D를 투입하고 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거품같은 상황'으로 보고있다"고 지적했다. R&D 예산 축소에 따라 기업의 참여폭도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어렵게 기술 개발에 성공해도 실증할 곳도 없는 현실을 지적한 말이다.
다른 업체 대표는 "정부가 청사진을 제시하며 해체 관련 산업도 육성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의 상황은 정부가 발표한 해체 관련 로드맵도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최근 전문인력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 해체가 한창 진행중인 미국 뉴저지주 오이스터크릭 원전 현장 드론 촬영 모습. /사진제공=김성운 머니투데이방송(MTN)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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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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