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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레이저'로 수천대 위성 연결…'우주인터넷' 경쟁 한국도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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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TP "저궤도 위성통신 확산…"위성 간 레이저 통신' 핵심 기술"
한화시스템·KT샛·우주청 등 기술개발 착수

머니투데이

위성 간 레이저 통신(ISL Inter Satellite Link) 특징/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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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국내 서비스가 유력한 스타링크를 비롯해 저궤도 위성이 차세대 네트워크 인프라로 떠오른 가운데 위성을 제어하는 '레이저' 통신 기술이 주목받는다.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리는 위성 수가 급증하면서 이들을 '전파'로 일일이 제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차례로 'ISL(위성 간 레이저 통신) 기술'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20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발간한 'ICT 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저궤도위성에 탑재되는 ISL 기술이 차세대 저궤도위성통신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에 정부 주도로 발사·운영해 온 중대형 위성은 숫자가 적었기 때문에 지상국 제어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 스페이스X·아마존·원웹 등 민간 기업들은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목표로 수천 대 위성을 쏘아 올렸고, 위성이 급증하면서 지상국 제어 과정의 주파수 간섭·왜곡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통신 확산과 동시에 기존 통신용 전파 대신 레이저를 이용한 ISL 기술이 떠오른 이유다.

ISL 기술을 적용한 저궤도위성은 스마트폰 무선통신 등에 쓰이는 전파가 아닌 빛의 영역인 레이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대용량의 데이터를 지연이나 끊김없이 처리할 수 있다. 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으로부터 광 주파수 사용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고, 지상국에 의존하지 않은 채 서로 멀리 떨어져 시속 수만㎞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위성 간 실시간 통신을 구현하면서도 주파수 간섭을 방지하는 게 특징이다.

다만 △레이저의 광학적 특성으로 인해 구름·비·눈 등 날씨에 따라 통신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전파에 비해 에너지와 비용이 많이 들며 △더 정밀한 제어가 요구되는 등 현재로선 기술적 한계도 뚜렷하다. 그럼에도 전파 통신 대비 다양한 장점으로 최근 전 세계에서 기술 개발 및 상용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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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이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에서 ISL 중거리 통신 시험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한화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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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SL 기술 개발 '속도'…글로벌 기술 추격

국내에서는 한화시스템이 지난달 저궤도 위성용 ISL 프로토타입의 중거리 지상 통신 시연에 성공했다. 우주 공간에 비해 통신 장애, 날씨, 지형 등 변수가 많은 지상에서 초속 1Gbp 속도의 인터넷 원거리 접속에 성공한 것으로 "국내에서 ISL 장비 개발 및 성능 시험 성공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향후 우주 환경과 유사한 해발 4000m 이상 산악 고지대에서 추가 시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KT의 위성통신 자회사 KT샛도 지난 5월 독일 리바다스페이스네트웍스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ISL 기반 위성통신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우주항공청이 '차세대 군집위성 간 ISL 검증 플랫폼 구축 사업 기획'에 착수했으며, 항공우주연구원을 통해 관련 사업 구체화를 위한 기획 연구를 내년 7월까지 수행한다.

해외는 한 발 앞서 있다. 스페이스X는 극지방 상공에 스타링크망을 확장하기 위해 ISL 기술을 탑재한 첫 스타링크 위성을 2021년 초 발사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는 "지상 광케이블보다도 40% 빠른 속도로, 지연시간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공언했다. 미국 방산기업 CACI인터내셔널은 2022년 5월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ISL 기술 시연에 성공했고, 현재 ISL 통신 단말기 양산을 준비 중이다. 아마존은 위성통신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의 일환으로 작년 말 ISL 기술을 공개했고, 원웹은 600여대의 2세대 위성에 ISL 탑재를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기술 발전 및 상용화 속도에 힘입어 시장조시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츠는 글로벌 위성 레이저 통신 시스템 시장 규모가 지난해 6억1000만달러(약 8480억원)에서 2032년 133억1000만달러(18조5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IITP는 "ISL이 저궤도 위성통신의 핵심 기술로 떠오른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관련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선도 기업·학계와의 협력으로 독자 기술 개발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주목받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전송을 최적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는 등 스타링크에 대항할 수 있는 대안 기술 마련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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