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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후기 맘대로 활용하고 소송 땐 홍콩 와라?…공정위, 알리·테무 시정 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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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9월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중국계 온라인 플랫폼 알리와 테무 불공정 이용약관 심사청구 기자회견에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왼쪽 세번째)이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본 이용 약관의 문제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는 알리와 테무 두 플랫폼 사업자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책임회피, 소비자에게 불리한 이용약관을 가지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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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 에스엔에스(SNS) 계정에 제공하고 저장한 모든 콘텐츠에 당사가 액세스(접근)하고, 사용 가능하게 하고 저장할 수 있음에 동의합니다.’(테무)



‘거래 위험으로 인해 발생하거나 이와 관련된 어떠한 손해, 클레임, 책임, 비용, 피해, 불편, 영업 중단 또는 지출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알리익스프레스)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 등으로 논란이 된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의 이용약관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심사해 불공정한 약관 조항 47개를 시정 조처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위는 두 플랫폼 중심으로 중국발 해외직구 비중이 커지자 지난 4월 두 플랫폼에 대한 약관 심사에 착수했다. 업체가 작성한 약관에 계약에 관한 주요 사항이 정해지기 때문에, 공정위는 약관법에 따라 불공정 약관에 대해 시정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알리·테무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는 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선 공정위는 알리·테무의 개인정보 수집·이용과 관련해 문제가 크다고 판단했다. 에스엔에스(SNS) 계정으로 플랫폼에 가입하는 경우, 사실상 개인정보를 무제한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하거나 회원가입 때 작성하는 연락처 정보를 제3자와 공유할 수 있다는 규정을 담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사업자의 이용자 동의를 받아 수집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제3자에게 제공하려면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려야 하는데 해당 약관조항이 이에 위배된다고 본 것이다.



알리는 이용자가 제품을 구매한 뒤 작성한 후기(리뷰)를 인스타그램 등 외부 에스엔에스에서 무단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이용자가 남긴 후기 등의 콘텐츠를 ‘취소 불가능하고,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면서 ‘(이용자가) 지적 재산권을 행사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담은 것이다. 공정위는 저작권법상 사업자가 이용자 콘텐츠를 활용하려면 허락을 받아야 하고 처분할 권리를 명시해야 한다고 보고, 이용자에게 후기 등을 처분할 권리 등을 명시하도록 시정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알리·테무가 플랫폼으로서 법률상 책임을 배제하는 조항도 시정 조처했다. 두 업체는 약관에 자신들의 고의 및 중과실에도 법률 책임을 회피하는 규정을 담았다. 공정위는 “관련 약관에 대해선 한국 민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인정되는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시정했다”며 “소비자와 판매자 간 분쟁 발생 시 연락할 수 있는 경로를 명시하고,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명확히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용자와 분쟁 발생 시 관할 재판지를 외국 법원으로 두고 있는 규정도 시정 대상이 됐다. 알리·테무의 이용약관에는 이용자와의 분쟁에 대한 전속관할을 각각 홍콩 법원, 싱가포르 법원으로 정한 조항이 있었다. 공정위는 한국 국제사법에 따라 계약 당사자인 소비자의 국적인 대한민국 법원의 관할권은 함께 인정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에 알리·테무는 대한민국 소비자와의 관계에서 준거법을 한국법으로 함과 동시에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한국 민사소송법에 따르도록 약관을 고치기로 했다.



신용호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알리와 테무는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하면서도, 개인정보 수집 기준 등이 국내 업체들이 갖춘 약관에서는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며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 약관을 기준 삼아 최소한 그보다 느슨하지 않도록 시정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테무 관계자는 “테무는 진출한 시장의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현지의 기대에 부합하도록 운영 방식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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