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기사 개인정보 무단 수집해 가맹 전환 유도

타다. /사진=김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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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대형택시 '카카오T 벤티' 확장을 목표로 경쟁 서비스인 '타다 넥스트' 기사들을 빼오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타다 측은 이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개인정보 무단 수집, 불공정 행위 등이 있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및 법적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같은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7~9인승 승합차 기반의 타다 넥스트 기사 일부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카카오T 벤티로의 가맹 전환을 요청했다. 주요 타깃은 타다와 3년간 가맹계약 만료를 앞둔 기사들로 알려졌다. 앞서 타다 넥스트는 2021년 1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최초 가맹 기사들은 오는 25일을 시작으로 3년 계약이 순차적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타다 기사들에게 직접 전화해 타다 영업 방식을 묻거나, 가맹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맞춰 '카카오T 벤티로 넘어오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보낸 문자메시지에도 카카오T 벤티의 소개, 운임과 매출, 벤티 담당자의 연락처 등이 담겼다.

타다 측은 자사와의 계약기간이 남은 기사들에게 일찌감치 가맹 전환을 유도하는 것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는 입장이다. 국내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인 카카오T가 경쟁사의 사업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것인 만큼 '일반 불공정 거래 행위(공정거래법 제45조 1항)'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타다 기사의 전화번호 등을 취득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타다 기사는 "카카오모빌리티 직원 2명에게 연락이 왔고, 카카오T 벤티의 우대 조건 등을 설명하며 가맹 전환을 유도했다"면서 "연락처 수집 경로를 물어보니 '(타다) 동료를 통해 알아냈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사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 불공정 행위에 활용했다는 게 타다 측의 주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타다 넥스트 기사 대상의 이른바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개인정보를 취득한 바 있다. 이는 카카오T 벤티 외 다른 플랫폼에서 대형택시를 운영 중인 기사가 가맹 계약을 중도 해지하고 카카오T 벤티로 갈아타면, 해지 위약금의 대출 이자를 카카오모빌리티가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때 타다 기사들이 직접 제출한 개인정보를 활용했다는 게 카카오T의 입장인데, 이마저도 '계약 만료 전 영입' 시도로 불공정 행위라는 게 타다 측 시각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자회사 케이엠솔루션 홈페이지와 기사 앱 공지, 벤티 상담소 등 공식 채널에 접수된 내용, 이전의 상생 프로그램에 서명한 것 외 다른 경로로는 타다 기사들의 연락처를 수집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타다 역시 넥스트 정식 서비스 당시 타다 측에서 카카오T 기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타다는 강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타다 관계자는 "현재 해당 내용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중이며 카카오모빌리티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부분은 법무 검토를 거쳐 공정위 제소 및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 이슈로 중형택시 '타다 라이트'는 정상적인 영업이 어렵다"며 "그나마 고급택시 시장에서 혁신을 도모하지만, 이 시장마저 독과점 기업의 불공정 행위로 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당사자 외 업계 전반의 시각도 곱지 않다. 택시업계 한 관계자는 "독과점 기업이 소형플랫폼 사업을 제지하기 위해 기사를 빼가려는 행위 자체도 불공정하지만, 기사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하고 동료 기사의 개인정보까지 빼내려는 행위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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