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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프랑스·독일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무해한 중국’ 내세운 외교에 드리워진 푸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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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가운데 자리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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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양자회담에서 “중국이 핵확산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사용에 대한 교리를 변경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한 데 맞대응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와 중국이 러시아의 핵 교리 변경에 우려를 나타냈다며 시 주석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도록 압력을 행사하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 관련해) 긴장 격화와 위기 확산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방식’으로 앞으로도 휴전과 전쟁 종식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의 원론적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시 주석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브라질 일간지에 보낸 기고에서 지난 9월 중국과 브라질이 공동 제안한 우크라이나 영토 반환 조건 없는 종전안을 재차 강조했다.

같은 날 진행된 숄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입장 차가 더 두드러졌다. 숄츠 총리는 EU의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문제나 경제협력을 강조하는 시 주석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세계 다른 곳의 위험한 상황 같은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도이체벨레와 AFP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회담 후 독일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시 주석에게 분명히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이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과 G20 정상회의에서 12회 넘는 정상회담을 하며 광폭 외교행보를 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며 미·중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한국·일본·영국·호주 등 사이가 껄끄러웠던 미국의 우방·동맹국 정상과도 연달아 정상회담을 열었다.

시 주석은 개발도상국의 발전 권리를 앞세우며 자유무역·세계화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G20 전체회의에서는 “중국이 할 수 있으면 다른 나라도 할 수 있다”며 중국 고도성장의 발판이 된 자유무역과 세계화 질서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접근은 일부 지도자들에게는 환영받았다. 한때 “공산주의자와 거래하지 않겠다”며 반중성향을 드러낸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19일 시 주석과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금융지원 약속에 감사를 표했다.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칠레·페루 정상들은 중국의 투자 약속에 우호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중·일 정상회담 역시 지역의 긴장 완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과는 이견이 더 명확하게 확인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G20 정상회의 기간 우크라이나 정세가 급변하면서 중국의 입장’에 이목이 쏠렸는데 중국이 방관자적 입장과 회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이 이번 APEC·G20 정상회담 기간 목표로 공을 들였던 ‘남미 공략’의 가장 중요한 축은 아직 공백 상태이다. 브라질이 일대일로에 가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관계와 중국의 막강한 생산능력으로 인한 자국 산업 고사 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 주석은 20일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회담하며 이번 순방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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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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