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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車·반도체서 화장품·술까지···中관련주 덮친 ‘트럼프 스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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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책 실망감에 통상 갈등 예고

中사업비중 큰 폭스바겐 13%↓

반도체 통제에 ASML 23% '뚝'

소비부진에 화장품·주류도 약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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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중국 사업 비중이 큰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는 이른바 ‘트럼프 테마주’들의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 펼쳐지는 셈이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은 데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 무역정책이 수익에 직격탄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해당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 세계 중국 관련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중국 경제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가중되면서 중국과 엮인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빠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럽 최대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이 대표적이다. 실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상장된 폭스바겐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14.5%가 빠졌다. 같은 기간 독일 대표 주가지수인 닥스(DAX)가 약 1%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수십 년간 중국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최근 자국 기업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자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 회사 매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이르는데 올 3분기(7~9월)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줄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상황이 점점 악화하는 탓에 폭스바겐은 사상 첫 독일 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화장품·주류 등 중국과의 연관성 큰 소비재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14억 인구를 등에 업은 중국은 그동안 전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부각되며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부동산 경기가 급작스럽게 붕괴하고 이후 심각한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관련 기업 실적은 고꾸라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책도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앞서 시중의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책만으로는 침체에 빠진 중국의 내수 경기를 살리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일본의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와 시바스리갈·로얄살루트 등을 보유한 프랑스 주류 기업 페르노리카의 주가가 최근 3개월간 각각 18.7%, 13.8% 빠진 것은 이 같은 배경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대중국 관세를 60%까지 끌어올리는 등 강경 노선을 취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특히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강한 충돌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은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에 악재가 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회사로 불리는 ‘슈퍼 을’ AMSL 주가가 최근 3개월간 23.7% 급락한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ASML의 경우 지난해 매출 중 29%가 중국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 매출 비중이 크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에 첨단 장비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규제의 강도는 더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의 반도체 장비 기업인 도쿄일렉트론 주가가 3개월간 19.8% 빠진 것도 같은 이유로 해석된다. 닛케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로 관세 전쟁이 벌어질 경우 중국 관련 주식의 리스크가 불거지며 더욱 기피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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