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내각 인선 ‘마이웨이’
미성년자 성매매·마약복용 의혹 증폭
공화당 일각 반대에도 기존 입장 고수
경험 부족·극단적 성향 인사 지명 많아
WP “제왕적 대통령직 만들려는 시도”
교육부 장관도 ‘충성파’ 린다 맥맨 내정
트럼프 당선인은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우주선 스타십 6차 시험비행을 위해 스타십을 발사하는 것을 참관한 뒤 ‘게이츠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재고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 후보자의 상원 인준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할지에 대한 추가 질문엔 대답하지 않았다.
맷 게이츠 미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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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는 하원의원 시절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의혹과 마약 복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게이츠는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으로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기도 했지만 증거 부족으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논란이 불거지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인준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게이츠 후보자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선인이 임명한 주요직 후보들은 경험이 부족하거나 극단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비판받는 이들이 많다.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 소령 출신으로 폭스뉴스 진행자였다가 국방장관에 지명됐으며 역시 성비위 의혹을 받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 등이다.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국장 밥 우드워드는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해당 각료직 수행에) 적합한 경험이 거의 없는 인사를 지명함으로써 ‘제왕적 대통령직’을 다시 만들려 시도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최근 며칠간 사적인 대화에서 게이츠 지명자 인준이 부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게이츠 지지를 압박하고 있는데, NYT는 이는 인준이 부결되더라도 장관 후보에 대한 상원의 눈높이가 낮아져 논란이 되는 다른 인사들의 인준이 수월해질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이 성비위 의혹을 받는 인사들을 기용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것이 ‘미투’(Me too) 운동에 대한 반발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교육부 장관으로 린다 맥맨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내정했다. 그는 4년간 트럼프 당선인을 지원하는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한 ‘충성파’ 인사다. 1기 행정부에서는 중소기업청장을 지냈다. 하지만 주된 경력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적합하지는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남편인 빈스 맥맨과 함께 ‘미국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설립했으며 직접 프로레슬링 선수로 뛴 적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 교육부를 폐지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서비스센터(CMS)의 수장으로 메흐멧 오즈를 지명했다. 오즈 내정자는 2009년부터 10여년간 건강정보 등을 다루는 TV 프로그램 ‘닥터 오즈 쇼’를 진행해 대중에 널리 알려진 의료 전문가다. CMS는 미국의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등 공공의료보험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조직인데,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연방 예산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공공의료보험 지출에 대한 구조개혁을 예고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을 기소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의 담당 검찰이 재판을 중단하고 형량 선고를 연기하는 데 동의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다만 검찰은 지난 5월 내려진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유죄 평결이 파기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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