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전농 2차 총궐기…"윤석열 내리고, 쌀값 올려"
숭례문~서울역 거리행진…尹 부부 허수아비도 등장
평일인 수요일 서울 도심에 노동자와 농민 1만명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20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허수아비 모형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정인지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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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평일인 수요일 서울 도심에 노동자와 농민 1만명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쌀값 폭락에도 정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2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에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세종대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농업파괴 농민말살 윤석열 퇴진 전국농민대회·2차 퇴진 총궐기'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과 전농은 각각 사전집회를 진행한 뒤 본 집회에 합류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만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민주노총 로고를 새긴 남색 조끼를 입고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 적용하라', '거부권 남발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노동탄압 중단하고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노조법 2·3조 개정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노동계는 원청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사용자의 쟁의행위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노조법 2·3조를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집회 현장 곳곳에서는 '윤석열 퇴진'이라고 적힌 플랜카드가 눈에 띄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얼굴 사진을 붙인 허수아비와 '윤석열 퇴진' 문구가 적힌 상여도 등장했다. 김 여사 얼굴 사진을 붙인 허수아비 손에는 'Dior(디올)'이라고 적힌 가방이 들려 있었다.
평일인 수요일 서울 도심에 노동자와 농민 1만명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2차 총궐기 대회에서는 상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인지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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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부회장은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농축산물 전 품목이 기후재난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데도 윤 정부는 어떤 대책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며 "사상 최대로 폭락하는 쌀값을 보지 않았나. 농업파괴, 농민말살, 윤석열은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쌀값이 30년 전이랑 똑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먹고 살라는 거냐"며 "윤석열 정권은 노동자와 농민의 삶에는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민들은 싹수가 노란 종자는 뽑아버리고 병충해가 든 논밭은 갈아엎어버린다"며 "무슨 짓을 해도 감싸주고 덮어주고 애정해주는 아내 사랑하는 그 마음의 반의 반의 반만이라도 노동자와 서민을 생각했으면 나라가 이 꼴이 되지는 않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농민들도 한목소리로 정부를 비판했다. 경기도 시흥에서 온 김경숙(62) 씨는 "지금 정권은 친환경 농산물 값을 너무 떨어뜨려놨고 농민들을 무시하고 있다"며 "먹거리 중요도를 천시하는 우두머리는 처음"이라고 했다.
전남 담양에서 온 정일훈(54) 씨는 참가자들에게 단감을 나눠주며 "제일 중요한 게 농업인데 현 정권에서 홀대하고 있어 목소리를 높이기 위해 참여했다"며 "정권에서 보이지 않게 보조금을 줄이면서 농민들의 살 길을 말살하는 문제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농민들뿐만 아니라 공무원도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공무원노조 소속 50대 박모 씨는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우리같은 하위직 공무원들은 선거할 때 (SNS에) '좋아요'만 잘못 눌러도 해임될 수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도 공무원인데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공천 개입했다고 해도 검찰이 수사 안하잖느냐"고 꼬집었다.
평일인 수요일 서울 도심에 노동자와 농민 1만명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20일 오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퇴진' 플랜카드를 들고 숭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정인지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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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22분께부터 용산 방향으로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숭례문 앞 서울역 방향 세종대로 3개 차선을 통제하고 옆 차선을 가변차로로 운영했다. 경찰은 이날 곳곳에 교통경찰 170여명을 배치, 차량 우회 등 교통관리에 나섰다.
다만 서울역 앞에서 당초 집회 신고 시간인 오후 5시가 지나면서 행진을 멈췄다. 경찰은 해산을 명령했으나 참가자들이 불응하자 상여를 빼앗았다. 이에 반발한 한 농민이 불을 피워 경찰이 소화기로 진화하는 소동도 벌어졌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6시께 해산하면서 집회를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 9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윤석열 정권 퇴진 1차 총궐기' 집회에서는 참가자 11명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바 있다.
이날 집회는 평일 도심 한복판에서 진행됐지만 다행히 별다른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이슬(31) 씨는 "근처에서 근무하는데 평소에도 시위가 가끔 있고 소리가 들리면 문을 닫으면 되니까 문제가 안 된다"며 "나라 꼴이 잘못되고 있는 건 맞으니까 이해한다"고 말했다.
숭례문 앞 거리 행진 현장을 지나가던 20대 A 씨는 "도로 점거 때문에 퇴근을 빨리 못해서 불편하지만 그래도 이해한다"고 전했다. 김재룡(59) 씨는 "시끄럽고 불편하긴 해도 자기들이 하겠다는데 어쩌겠냐"며 "무슨 내용인지 신경도 안 쓴다"고 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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