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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사라진 수십억 원…"우리가 사기꾼 됐다" 피해자들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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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티몬·위메프 사태가 일어난 지 넉 달이 지났습니다. 피해를 본 사람들은 5만 7천여 명, 피해 액수는 1조 6천억 원 정도 됩니다. 회사 경영진에 대해서 검찰이 두 차례 영장을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고, 이들은 피해자를 위한 해결책을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하면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김형래 기자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경기 하남시에서 양곡업체를 운영하는 A 씨.

지난 4월부터 티몬과 위메프에서 쌀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3개월 동안 정산을 못 받았지만 시스템 오류라는 해명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기습적인 기업 회생 신청, A 씨의 석 달치 판매 대금 15억 원이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당장 정미소 등 거래처에 대금을 줘야 하는데 정부 지원 대출은 피해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A 씨/티몬·위메프 미정산 피해자 : 저희가 티메프 피해 업체다 하면 돈 떼먹을까 봐 물건을 안 주려고 해요. 저희가 오히려 지금 사기꾼이 돼가는 상황이에요.]

정신과 치료를 받아가며 넉 달째 버티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남긴 상처는 큽니다.

[A 씨/티몬·위메프 미정산 피해자 : 아이 앞에서 이렇게 소리 지르고 싸우고 이런 모습을 보여 주면 안 됐는데, 마음이 찢어지면서 내가 아이에게 너무 상처를 줬구나….]

전자제품 업체를 운영하던 또 다른 피해자도 45억 원을 떼였습니다.

기존 선정산 대출과 정부 대출을 합치면 이자만 한 달에 1천만 원이 넘어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터라 파산할 수도 없습니다.

[B 씨/티몬·위메프 미정산 피해자 : 제가 구속돼 버리면 그 남아 있는 빚을 가족들이 다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고…죽지도 못하고 그냥 버티고 있는 실정이죠.]

티메프 사태 후 정부 대책은 1조 6천억 원 규모의 대출 지원, 이마저도 기존 대출이 있는 경우는 거절당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티몬과 위메프 사옥은 자물쇠가 잠긴 채 텅 비어있고, 근무하는 직원도 없습니다.

사재 출연 등 자구책을 약속했던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두 차례나 구속을 면했는데 아무런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구영배/큐텐그룹 대표 : 혹시 불구속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신정권/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대위원장 : 4개월 동안 전화 한 번도 안 한 사람이 불구속됐다고 해서 (피해 회복) 노력을 갑자기 한다? 저희는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고….]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 한 원인으로 지목된 큐익스프레스는 오늘(20일)부터 사명과 웹사이트를 변경했는데, '큐텐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이찬수, 영상편집 : 최혜란)

김형래 기자 mr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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