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본사 노동조합이 가입률 50%의 선을 넘겼다. 경기도 성남 네이버 사옥 모습.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무슨 일이야
21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에 따르면 네이버 본사 노조 가입률은 지난 19일 기준 50%를 넘어섰다. 노조 가입률이 과반을 돌파한 네이버 그룹사는 네이버 본사를 포함해 엔테크서비스·네이버웹툰·네이버제트·스노우·스튜디오 리코 등 6곳이다. 공동성명은 조합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며 19~20일 이틀 간 푸드트럭 등 기념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
이게 왜 중요해
앞서 지난달 말 카카오 노조(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가 가입률 50%를 돌파한 데 이어 네이버 노조도 과반을 넘기면서 국내 대표 IT 기업 ‘네카오’의 과반 노조가 현실화 됐다. 노조는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하느냐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진다. 그만큼 기업 경영 활동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의 경우 최근 계열사인 네이버웹툰이 나스닥에 상장하고, 본사의 3분기 실적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그것이 직원들의 실질적인 업무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내부 불만이 쌓여왔다. 임금 협상이나 보상 문제 등을 두고 노조 가입을 통해 ‘협상력’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문제 의식도 가입률을 높였다. 실제로 네이버 노조는 최근 스노우·네이버제트·네이버웹툰·스튜디오 리코 등 올해 처음으로 임금·단체 협상에 나선 계열사 4곳과 모두 합의에 성공했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장은 “노조 가입률은 꾸준히 늘고 있었다”며“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다 다르겠지만, 많은 조합원들이 회사로부터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얻고 싶어했고 노조를 통해 사측과 원활한 소통을 바라며 가입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공동성명)가 가입률 과반을 달성하면서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사진 공동성명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뭐가 달라져
네이버 노조는 조만간 사측과 과반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 과반 노조로 인정되면 노조는 전보다 더 강력하고 폭 넓은 권리를 인정받게 된다.
근로기준법상 기업이 근로시간이나 수당, 휴가, 평가제 등 각종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면 과반 노조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고, 노조의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이 모여 사내 복지 증진,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하는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 위원을 지명할 독점적 권한도 생긴다. 그만큼 사측의 일방적인 경영 결정에 대해 방어권을 강하게 갖는 셈이다.
네이버 노조와 카카오 노조가 사측과의 세부 절차를 마무리한 후 연내 과반 노조 지위를 확정짓게 된다면 네카오의 근무제도나 경영 상황 전반에 노조의 입김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취업 규칙 변경이나 노사협의회 소통 구조 등에 과반 노조가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과반 노조를 중심으로 각종 의사결정과 정보 제공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과반 노조는 사측에 경영 전반에 대한 참여를 요구할 것이고 기업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카운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
더 알아야 할 것
이직이 잦고, 이에 따라 직원들 간 연봉 조건도 다른 경우가 많은 특성상 IT 업계는 다른 업계에 비해 노조 가입률이 높지 않은 ‘노조 불모지’였다. 국내 한 IT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중심인 IT 업계는 팀이나 개인 차원으로 업무가 이뤄지다 보니 노조라는 연대성을 갖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최근 고용 안정성은 전보다 떨어지고, 기존 근로조건에 대한 내부 불만이 쌓이면서 구성원들의 노조 가입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종사자들도 노동조합 ‘우아한유니온’을 설립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우아한유니온은 출범 선언문을 통해 “회사는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도 상당 부분의 수익을 독일의 모회사로 유출하고 그 부담을 자영업자와 직원에게 전가하고 있다. 우리에게 돌아오는 건 복지 축소와 일방적인 조직 개편 뿐이었다”며 노조 설립 취지를 밝혔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