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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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 조이기의 영향으로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풍선효과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2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말(41조6869억원)보다 5332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였던 8월 말(41조831억원)을 넘어섰다.

카드론은 은행이 아닌 카드사에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을 뜻한다. 일반적인 신용대출과는 달리 은행을 방문하거나 담보 및 보증, 서류제출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신용카드 인증만으로 빠르게 신청할 수 있다.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카드론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라고 불린다.

카드론은 올해 증가세가 이어졌다. 1월(4507억원)부터 매월 꾸준히 늘어났다. 7월에는 6206억원, 8월은 6044억원까지 증가 폭이 커졌다. 9월에는 잔액이 소폭 감소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은행권이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되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어나며 지난달에는 2조7000억원이 급증하기도 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에서도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그러자 카드론에도 서민들이 몰리는 상황이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1조6555억원으로 9월 말(1조6254억원)보다 301억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8355억원으로 전월(6조6669억원)보다 1686억원 가량 늘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1058억원으로 전월(7조1427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9월에는 분기 말 채권 상각의 영향으로 잔액이 감소하는 기저효과가 있었다”면서 “시중은행 대출 규제 영향에 더해 경기 악화로 불황형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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