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민단체가 구글과 엔씨소프트·넷마블·컴투스·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 네 곳(이하 게임 4사)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구글이 국내 게임 4사에 리베이트, 광고 입찰가 담합 등을 통해 수천억원대 부당 이익을 제공했다는 것이 신고 내용의 골자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한국게임소비자협회·경제정의실천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21일 서울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정위에 구글과 게임 4사를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등 혐의로 신고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앱마켓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이 2019년 8월 국내 게임 4사와 담합해 총 10억4300만 달러(약 1조2667억원) 상당 부당 거래를 일으켰고, 게임사들은 구글로부터 총 5억6400만 달러(약 6850억원) 상당 영업상 이익을 받아 챙겼다는 주장이다.

시민단체들은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구글과 에픽게임즈 간 반독점 소송에서 제출된 구글 내부 문서를 근거로 들었다. 구글과 에픽게임즈 간 반독점 소송은 미국 게임사 에픽게임즈가 구글의 인앱결제(자사 결제 시스템) 수수료(최대 30%)에 반발해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구글이 자사 앱마켓인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에픽게임즈를 퇴출하자 에픽게임즈는 구글을 고소했고,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 중 나온 증거자료에는 2019년 8월 체결된 구글의 ‘프로젝트 허그’ 계약 건이 있었다. 프로젝트 허그는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지불하는 데 대한 대가 성격을 띠는 수익공유 프로그램이다. 구글은 앱 및 게임 개발사 등에 구글 플레이를 쓰는 조건으로 판매 수익 배분, 광고 입찰가 담합 등 방식으로 대가를 지불해 왔는데, 여기에 게임 4사 명단이 포함됐다는 게 시민단체들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프로젝트 허그 계약을 통해 엔씨소프트가 2억7000만 달러(약 3279억원), 넷마블이 1억4800만 달러(약 1797억원), 컴투스가 8200만 달러(약 996억원), 펄어비스가 6400만 달러(약 777억원)의 불건전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추산했다.

구글과 게임 4사는 즉각 반발했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플레이의 서비스 수수료는 앱 마켓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개발자의 99%는 15% 이하 수수료가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엔씨소프트는 “특정 플랫폼사의 영향력을 높이는 대가로 다른 회사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넷마블은 “리베이트를 받거나 불공정 담합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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