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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은행의 비금융 산업 진출 물살탈까…직접진출 vs 자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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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은행의 비금융업 진출 속도감 있게 추진"
은행 직접사업 VS 자회사 통한 진출 양방향 논의
새 먹거리 삼기엔 무리?…알뜰폰·배달앱도 아직은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비금융 신사업 진출 지원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히면서 은행들이 화색이다. 사실상 이자이익에 기댔던 수익구조를 다변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지나치게 '장밋빛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당장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미 규제특례제도로 은행들이 기 진출한 통신업(알뜰폰) 및 유통업(배달앱)에서도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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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규제 완화 재점화…직접사업 vs 자회사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비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정부들어 지속해서 추진하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완화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지 2년 반 가까이 흘렀지만 금산분리 규제 완화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해관계자들이 워낙 많다보니 이견이 발생했기 떄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다만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러한 규제 개선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밝히면서 해당 논의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있었던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은행 등 금융사가 산업 부분을 업무 등으로 취급할 수 있게 하자는 부분에 대해 동의한다"라며 "지금 검토해 놓은 것들을 종합 정책으로 낼지 규제부터 풀지 전략적으로 살펴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국회 차원에서도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통해 금융회사가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달라는 목소리가 다시금 나오면서 금융당국 역시 관련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최근 두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은행이 직접 비금융업을 수행하도록 하거나, 은행이 비금융업을 펼치는 회사를 자회사로 두는 방안 등이다.

전자의 경우 현재 법에 명시돼 있는 은행법을 수정하는 것이 골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법에 따라 은행은 법에 명시된 업무만 수행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 할 수 없는 업무를 법에 명시하는 식으로 법을 재정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포지티브' 방식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다는 얘기다.

이미 전례도 있다. 규제특례제도를 통해 KB국민은행이 진출했던 알뜰폰(KB리브앰)과 신한은행이 진출한 배달앱(땡겨요)이 대표적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장 직관적일 것"이라면서도 "은행이 은행업을 하면서 다른업권의 사업을 영위하기에는 다른 업권의 규제 등도 동시에 살펴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필요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후자의 경우 현재 은행들은 은행법에 따라 명시된 업무만 수행토록 하면서, 비금융업을 하려면 회사를 세워 이를 지배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은행은 관련 법령에 따라 다른 회사의 지분 15%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이를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관계자는 "은행이 비금융업을 자회사로 두는 방안은 최근 발표된 부동산 장기임대 시장의 금융회사 참여 등을 유도하기에도 적합하다고 본다"라며 "게다가 은행 홀로 투자하지 않고 파트너를 찾기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자회사를 두는 방안이 더욱 유력할 것으로 본다"라고 짚었다.

은행의 비금융 사업, 성공할 수 있을까

은행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일찌감치 새롭게 먹거리로 삼을 만한 업권을 탐색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섣부르게 접근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계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 역시 형성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당장 수익사업으로 꼽기에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의 알뜰폰 KB리브엠은 지난 6월말 기준 42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전체 알뜰폰 시장의 점유율은 5% 미만이다. KB리브엠 출범 초기 1년 이내 1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겠다고 했었다. 국회 등에 따르면 알뜰폰은 출범 이후 매년 100억원 가량의 적자가 나고 있다.

신한은행의 땡겨요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땡겨요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약 1%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두 은행이 해당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그간 수집하지 못했던 비금융업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해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정작 시장 점유율이 미미해 의미있는 데이터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재무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은행 한 고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금융회사가 적극적으로 비금융업에 진출해 산업 전체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라며 "신사업 진출 이후 10여년 간은 적자에 허덕일 지 몰라도 현재의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은행의 대다수 수익이 이자부문에서 나오면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도 수익원을 다각화 하기 위해서는 비금융업에서 손실에 나더라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4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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