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흥권·신혜림 외과 교수팀
복강경 수술환자 70명 분석
고정형보다 다관절 기구가
수술시간 34분 단축하고
출혈량도 절반수준으로 낮춰
복강경 수술환자 70명 분석
고정형보다 다관절 기구가
수술시간 34분 단축하고
출혈량도 절반수준으로 낮춰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송정한)이 복강경 대장 수술에서 ‘다관절 기구’가 기존의 고정형 기구에 비해 수술 시간을 줄이고 예후도 개선해줄 수 있다고 발표했다.
22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오흥권(교신저자)·신혜림(제1저자) 외과 교수팀은 복강경 대장 수술에서 다관절 기구가 기존의 고정형 기구에 비해 수술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예후도 향상시킨다는 것을 입증했다.
대장의 복강경 수술은 체내의 좁은 공간에서 수술 기구로 다양한 조작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다. 기존의 고정형 기구는 단일 방향으로만 움직인다는 점에서 수술자의 시야 확보와 정교한 처리 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수술 과정에서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다관절 기구가 도입됐다. 이 기구는 사람의 손목 움직임을 모방한 다관절 설계로, 여러 방향의 조작이 가능해 체내의 좁은 공간에서도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흥권(왼쪽)·신혜림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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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다관절 복강경 기구가 기존의 고정형 기구와 비교해 수술 효과와 안전성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대장암 등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 70명을 추렸다. 이후 이들을 고정형 기구를 사용한 그룹(20명)과 다관절 기구를 사용한 그룹(50명)으로 나눠 수술 성과를 분석했다.
이번 평가는 수술 비디오를 분석하는 방식, 글로벌 복강경 수술 기술 평가도구인 ‘mGOALS’를 활용하는 방식 등으로 이뤄졌다.
mGOALS은 수술자의 깊이 인식, 양손 기술, 효율성, 조직처리 등 4가지 핵심 영역을 평가하는 지표로, 수술 성과를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알려준다. 이외에도 수술시간, 출혈량, 입원기간,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 등도 추가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관절 기구를 사용했을 때 수술 시간은 기존 고정형보다 약 34분 단축됐다. 수술 중 출혈량은 절반가량 줄었다. 수술자가 조직을 다루고 깊이를 인식하는 수치 역시 다관절 기구를 사용한 그룹에서 고정형 기구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이는 다관절 복강경 기구가 수술자의 조작성을 높이고 수술 중 정확한 시야와 정밀한 조작을 가능하게 해 수술 성과를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의료진이 기구 사용과 관련해 숙련도를 쌓으면 쌓을수록 수술 성과가 지속적으로 향상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다관절 기구 사용 횟수가 10회 정도되면 충분한 숙련도를 달성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복강경 대장 수술에 있어 다관절 기구의 효용성과 안정성을 최초로 검증한 사례다. 다관절 기구가 대장 수술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의 회복 속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해 의미가 깊다.
오 교수는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는 로봇 수술에 비해 경제적이면서도 유사한 수준의 다방향 조작 기능을 제공해 향후 다양한 의료 현장에서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른 복잡한 수술에서도 다관절 복강경 기구의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해 더 많은 임상적 근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혁신의료기기 실증지원사업 지원을 받았으며, 지난달 유럽대장항문외과학회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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