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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은 이은해(33)와 조현수(33)가 지인들에게 도피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행위에 대해선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두 사람의 계곡 살인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에 대해서는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홍구 대법관)는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은해와 공범 조현수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31일 확정했다. 살인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씨와 조씨의 범인도피교사 혐의와 관련해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범인도피교사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에서 발생한 계곡 살인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이씨와 조씨는 2021년 12월 검찰 조사 직후 도주를 결심해 지인들에게 도피를 교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두 사람은 이듬해 4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한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지인들에게 범죄를 시켰다고 보고 살인죄 외에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기소했다.

1·2심 재판부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피고인들은 단순한 도피의 부탁을 넘어선 관계였다"며 이씨와 조씨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통상적 도피의 범주로 볼 여지가 충분해 방어권을 남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증거가 발견된 시기에 도피했다는 것, 도피 생활이 120일간 지속됐다는 것,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한 것, 일부 물건을 은폐하려고 한 것 등은 통상적인 도피 범주에 포함된다"며 "(도피를 도운) 행위자들은 친분 때문에 도와준 것으로 보이고 조직적인 범죄단체를 갖추고 있다거나 도피를 위한 인적·물적 시설을 미리 구비한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수사기관을 적극적으로 속이거나 범인의 발견·체포를 곤란 내지 불가능하도록 적극적 행위를 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파기환송 후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재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살인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이 확정됐다. A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 윤모씨를 살해한 이은해(33)와 조현수(33)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조씨와 함께 먼저 4m 높이의 폭포 옆 바위에서 3m 깊이의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수영을 할 줄 모르는 윤씨가 뒤이어 다이빙했다가 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형량을 2배로 늘려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방조범이지만 살인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적다고 보기 어려워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관련 형사 사건에서 이은해에 무기징역이 선고된 점 등을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했다.

A씨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이씨와 조씨는 사망보험금을 목적으로 이씨의 남편이었던 윤모씨를 계곡에서 뛰어내리도록 유도해 죽게 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확정받았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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