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네시 노조 19일부터 파업
중국의 임시 반덤핑 조치에
“생산기지 중국 이전” 주장
헤네시 코냑.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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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를 둘러싼 중국과 유럽연합(EU) 무역분쟁의 불똥이 프랑스 코냑 산업으로 튀었다.
프랑스 유명 주류 회사 헤네시 노조는 사측이 중국으로 병입 공정을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파업 중이다. 프랑스 총리는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해 내년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22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보복 관세 철회를 촉구하며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초 베이징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브랜디 산업에는 수만 가구의 생계가 걸려 있다며 “중국과 프랑스가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브랜디 산업에 국가 보조금 지원도 없었다고 밝혔다.
헤네시 노동자 약 500명은 지난 19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헤네시가 중국의 관세 정책을 피하고자 술을 병에 담는 공정을 중국으로 옮길 계획을 세운 것이 발단이다.
중국은 지난달부터 EU의 자국산 전기차에 대한 최대 35.3%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대응해 EU산 브랜디에 임시 반덤핑 조처를 실시하고 있다. EU 주류업체는 수출품 가격의 30~40%를 중국 세관에 예치해야 한다. 해당 발표 이후 헤네시 모기업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주가가 4.9% 급락했다.
헤네시가 이에 대응해 프랑스에서 생산한 술을 중국에서 용기에 담아 관세를 우회하려 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헤네시 측은 생산기지 이전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프랑스 언론 라 트리뷴도 헤네시가 올 연말 코르크 마개와 병 등을 중국으로 선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헤네시의 병입 공정 이전이 성공하면 다른 주류 업체도 뒤따를 것이라고 우려한다.
코냑은 전통적으로 산지에서 병입까지 이뤄진다. 병입 공정은 특히 고용유발 효과가 높다. 헤네시에서만 1만7000명이 직접 고용돼 있고 3만명가량이 포장·운송 등에 종사한다. 프랑스 전체로는 7만3000명이 코냑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중국은 프랑스 코냑 시장의 두 번째로 큰 손이다. 프랑스의 지난해 코냑 수출액은 34억유로(약 4조9800억원)인데 이 가운데 미국이 38%, 중국이 25%를 차지한다.
프랑스의 수출액은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두 나라에서 모두 소비자들의 취향이 바뀌어 코냑 소비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과 중국이 각각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에 시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자국산 고급술인 마오타이주 소비도 대폭 감소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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