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게이츠 공화당 전 하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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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게이츠 전 의원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정치권의 실랑이를 오래 끌면서 불필요하게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법무장관 후보직 사퇴를 알렸다. 트럼프 당선인도 곧바로 트루스소셜에 "맷은 잘했지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 했다"며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13일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게이츠 전 의원은 트럼프에 대한 '충성파 중의 충성파'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 전력과 마약 남용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상원 인준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는 해당 혐의로 연방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1년 넘게 받은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게이츠에 대한 인선 강행 의지를 드러내왔다.
최근 게이츠 전 의원이 두 명의 여성에게 성관계 대가로 수십 차례에 걸쳐 1만 달러(약 1400만원) 이상을 송금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하원 윤리위 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충돌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논란이 이어지자 공화당 상원의원 가운데 게이츠 전 의원의 지명을 완강히 반대하는 이탈표가 속출했다. 공화당이 53대 47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새 상원에서, 모든 민주당 의원이 반대한다는 가정 하에 공화당이 수용할 수 있는 이탈표는 단 3표다. 하지만 리사 머코스키, 수잔 콜린스, 미치 매코넬, 존 커티스 등 4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반대로 마음을 굳히면서 현실적으로 인준 통과가 불가능하단 분석이 나왔다.
리사 머코스키 공화당 상원의원.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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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낙마자 나올 수도
게이츠 전 의원의 전격 사퇴와 함께 전문성보다 충성심을 최우선에 둔 트럼프 당선인의 '제왕적 인사'에 급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린 인물은 게이츠 전 의원과 비슷한 성 추문에 휩싸인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다.
특히 AP통신과 CNN 등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헤그세스 지명자의 경찰 조사 보고서를 상세 보도하면서 트럼프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당혹감에 휩싸인 상태다. 해당 보고서에는 2017년 10월 헤그세스 지명자가 캘리포니아의 한 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여성당원 모임에 참석한 뒤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에 대한 조사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헤그세스가 호텔방에서 나가려는 상대 여성을 물리적으로 막고 휴대전화를 뺏은 다음 성폭행을 했다는 내용 등도 공개됐다.
인수위는 아직까진 헤그세스 지명자의 편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다. 결론적으로 경찰에 기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일각에선 인수위가 '최악의 지명자' 2인으로 꼽히는 게이츠와 헤그세스 중 게이츠를 날리고 대신 헤그세스를 구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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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헤그세스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의 이탈 표가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게이츠 전 의원에 대한 하원 윤리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공화당 케빈 크레이머 하원의원은 "우리 군에 성폭행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큰 문제"라며 헤그세스 인선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밖에 교육장관 지명자인 린다 맥마흔의 '10대 직원들의 성적 학대 묵인' 의혹, 보건장관 지명자 케네디 주니어의 '공중 보건 음모론' 이력,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털시 개버드의 노골적인 친러 성향도 논란 거리다.
이런 가운데 게이츠 전 의원의 후임자로 다시 한번 플로리다파가 내정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트루스소셜에 20년 검사 경력의 팸 본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차기 법무장관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2012년 26개 주를 대표해 오바마 케어에 대한 위헌 소송을 내며 명성을 쌓았다. 또 트럼프 집권 1기인 2019~2020년 진행된 1차 탄핵 심판때 사실상 트럼프 당선인 개인 변호사로 활동했다.
팸 본디 전 플로리다 법무장관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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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카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게이츠 전 의원의 사퇴에 대해 “법무부는 헌법과 법치에 대한 충성심이 있어야 하고 당파성은 없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 기준에 대해 일침을 놨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서울=박형수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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