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 저자]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 진담
병원비 수백만 원에 맞벌이 부부라 시간도 부족한 상황. 시간은 적게 들고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던 부부는 돈을 모아 고시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따로 또 같이 고시원, 삽니다’(마이디어북스)를 쓴 진담 작가의 이야기다. “젊은 시절 쌓아왔던 건 모래성이란 걸 깨달았죠. 남편 퇴직금과 그동안 모았던 돈을 가지고 아이를 위한 ‘경제적 자유’에 도전했습니다.”
지난해 1월 작은 고시원을 매입했지만, 시작은 쉽지 않았다. 진 작가는 “아픈 첫째를 간호하고 막내까지 키우면서 24시간 쏟아지는 민원, 입실자들의 항의, 대량 발생하는 공실까지 정신이 부서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육아에 지친 워킹맘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건 10년째 고시원에 살고 있던 노인과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온 베트남 청년. 자발적으로 고시원 청소를 하고 식사 준비까지 해주며 민원을 해결해 줬다고 한다. 이 둘을 중심으로 입주자들끼리 하나의 공동체가 만들어져 고시원을 쾌적한 환경으로 만들어나갔다. 2평 남짓한 고시원은 이들에겐 다 같이 의식주를 해결하는 ‘진짜 집’이었던 것. “재테크 대상이었던 입주자들은 제게 ‘정신적 자유’를 준 가족이 돼주었습니다. 냉랭한 자본주의 속에서 따뜻한 정(情)을 나누는 ‘타인의 천국’이었죠.”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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