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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차도녀씨가 4인 가족 김장을 1시간 만에 뚝딱 해결한 비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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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촌캉스’ 유행에 뜬

농촌 김장 체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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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친정 엄마표 김장 김치를 맛볼 수 없게 됐다"는 주부도, 각지에서도 온 지역아동센터 교사들도 월동 준비하듯 김치를 함께 담근다. 지난 15일 양평 '큰삼촌농촌체험마을'을 찾은 체험객들이 나누어 쓸 김장 속재료를 버무리고 있다. /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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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도시에서 나고 자란 여자 ‘차도녀’씨는 “김장철만 다가오면 덜컥 겁이 난다”고 했다.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주부여서 김장은 엄두도 못 내는데, 김장 담가 주시던 양가 부모님들 역시 “김치 담글 힘도 없다. 사 먹는 게 싸다”며 김장 포기를 선언한 지 오래. 그렇다고 사먹자니 입맛에 맞는 김치를 찾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믿고 먹을 만한 가성비 시판 김치를 아직 찾지도 못해 걱정인 요즘, 남의 집 김장 인증 샷 들여다보며 군침만 다시고 있다. 아마도 차도녀씨는 몰랐나 보다. 월동 준비 시즌엔 김장 체험 여행이 인기라는 것을.

‘내돈내산’이 아니고 ‘내돈내담(내 돈 주고 내가 담그는)’이다. 올해 김장 시즌에는 이런 체험형 여행이 인기다. “전날 밤 주문하면 새벽에 현관 앞에 배달해 주는 김치도 있는데 구태여 돈 주고 품까지 들여 김장을 한다고?” 이렇게 반문한다면 유행을 모르는 소리다.

온 가족이 모여 100포기씩 김장하는 풍경은 사라지고 있지만, ‘촌캉스(시골 마을에서 보내는 휴가)’ 인기에 힘입어 농촌 체험 마을에선 김장 체험 여행이 뜨고 있다. 꽃무늬 ‘김장 조끼’까지 챙겨 입고 김장을 즐기는 MZ 주부들부터 삼삼오오 친구들과 어울려 김장하고 ‘수육 브런치’를 즐기는 중년 부부들까지. 김치 통만 들고 떠난다는 당일치기 김장 체험에 도전했다.

◇작업복에 ‘장비’ 챙겨 농촌 마을로

비장한(?) 마음으로 짐부터 챙긴다. 바퀴 달린 여행용 캐리어에 카메라와 셀카봉 대신 전날 밤 박박 씻어 말린 김치 통에 방수 앞치마, 고무장갑에 머리카락 단속용 두건이나 모자…. 목적지는 서울 근교 경기도 양평 청운면 ‘큰삼촌농촌체험마을’(영농조합법인 큰삼촌)이다. 올해 김장을 망칠 순 없기에, 12월 7일까지만 진행한다는 ‘한정판’ 김장 체험 프로그램 중 당일치기인 ‘온종일’ 프로그램(1인 9만원)에 눈이 갔다. 김장 김치 10kg을 담가 가져갈 수 있고, 몇 가지 농촌 체험 프로그램에 수육을 포함한 중식, 삼겹살을 포함한 석식까지 제공하는 ‘패키지’다. 대부분의 김장 체험 프로그램이 절임 배추 등 재료 준비 시간을 고려해 ‘최소 3일 전 신청’을 내세우는 데 비해 이곳은 택배 판매용 김치를 담그고 있기에 신청 인원 마감 전이라면 최소 하루 전 ‘물맑은 양평농촌나드리(https://ypnadri.com)’에서 신청해도 체험이 가능하다.

◇오전 10시 집합, 1시간 만에 김장 끝!

김장 성수기인 지난 15일 큰삼촌농촌체험마을에 도착하니 앞치마에 고무장갑, 투명 마스크 등 조리사 패션으로 중무장한 체험객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등 90년대 디스코텍 플레이리스트가 빵빵하게 울려 퍼졌다. 노동요인가 싶었는데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김윤수 사무장은 “김장은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 고유의 월동 축제이기에 흥을 돋우기 위해 시끌벅적하게 시작한다”고 했다.

김장 체험장 한쪽 대형 수조에선 남성 직원들이 소금물에 절인 배추를 쉴 새 없이 건져 올리고 있었다. 10시 정각이 되자 체험객들이 한쪽 문으로 선수단처럼 입장했다. 각 테이블엔 주문한 양만큼의 절임 배추가 준비돼 있었다. 각자 위치로! 김 사무장은 “대부분의 김장 체험은 속 재료를 다 준비해 주고 절임 배추에 버무리기만 해서 가져가지만, 이곳에선 속 재료를 만드는 것부터 함께 한다”며 체험객들을 불러 모았다. 당구대만 한 사각 테이블엔 이른 아침에 준비한 무채가 수북했다. 김 사무장은 “양평에서 생산할 수 없는 소금과 젓갈만 빼곤 모두 이 마을 또는 양평산 농산물을 사용한다”며 “소금과 젓갈 등은 국산”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양평식 김치는 간 무를 듬뿍 넣어 시원한 맛을 낸다”며 고춧가루, 간 무와 함께 마늘, 생강, 새우젓, 까나리·참치 액젓, 매실청, 찹쌀 풀죽 등을 차례로 쏟아붓곤 체험객들과 함께 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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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삼촌농촌체험마을'에선 미리 준비해놓은 신선한 재료로 양념부터 함께 만든다. /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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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양념이 완성되면 쪽파와 갓 등을 투하한다. 양평 토박이인 김윤수 큰삼촌농촌체험마을 사무장은 양평식 김치 담그는 비법도 틈틈이 소개했다. /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걸쭉한 양념을 완성한 뒤엔 다듬어놓은 대파, 쪽파, 청갓 등을 ‘투하’했다. 김 사무장은 “큰삼촌농촌체험마을만의 특제 소스가 들어간다”며 빈 소쿠리를 터는 시늉을 했다. 체험객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자 김 사무장은 웃으며 “쪽파와 갓은 거칠게 버무리면 찢어지거나 조각나 양념이 지저분해질 수 있으니 특제 소스인 ‘사랑’을 넣어 살살 버무려 달라”고 주문했다. 서로 어깨를 부딪치며 정답게 버무리는 동안 웃음이 터져 나왔다. 각지에서 모인 체험객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속 재료는 주문한 양만큼 덜어 각자 절임 배추에 묻혀 담그는 식이다.

김장하는 동안 이곳만의 맛 내기 비법을 깨알같이 전수했다. 김 사무장은 “속 재료에 소금 대신 젓갈만 사용하는 이유는 소금을 잘못 쓰면 배추가 쉽게 무르고 쓴맛도 난다”며 “새우젓과 까나리 액젓 외 참치 액젓을 첨가하면 익을수록 더 곰삭은 맛이 난다”고 했다. “김치를 통에 담을 때도 배추 머리의 방향을 지그재그로 엇갈리게 담으면 김치가 익으면서 양념들이 고루 스며들게 할 수 있다. 김치를 꾹꾹 눌러 담아 양념 국물에 잠기게 해야 맛이 잘 든다”는 설명에 50대 주부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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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현장 체험 학습을 위해 '큰삼촌농촌체험마을'을 찾은 청소년들이 김장 체험을 하고 있다. 김장 체험장은 농촌 공동체 문화인 품앗이와 두레를 잠시나마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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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객들은 김치 보쌈을 싸 서로 입에 넣어주면서 “이게 김장하는 맛이지!”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데면데면하던 풍경도 잠시, 김장에 얽힌 에피소드도 방출됐다. 20대 아들과 함께 참가한 주부 신경진(53·남양주 별내)씨는 “올해로 2년째 김장 체험으로 김장을 해결하고 있다”며 “김장은 재료 준비가 제일 힘든데, 이렇게 몸만 와서 1시간 만에 30kg 김장을 해결하니 한결 편하다”고 했다. 월동 준비 끝.

◇수육 보쌈 먹고 농촌 체험 즐기고

김장을 마치면 점심때다. 체험장 옆 식당에선 ‘김장의 꽃’인 돼지고기 수육을 포함해 청포묵, 나물, 미역국 등 마을 어르신들이 만든 소박한 시골 음식들이 기다린다. 새참을 먹는 듯 짧은 노동 후 먹는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 식사 후엔 농촌 체험이 이어졌다. 체험장 앞 ‘흑천’에 나가 송어 잡기를 한다. 흑천은 다슬기가 서식하며 반딧불이가 목격되기도 하는 곳. 가둔 물에 송어를 서너 마리 풀어 체험객이 잡으면 바로 옆 천변에서 맛볼 수 있게 구워준다. 어린이와 청소년 체험객들이 좋아하지만, 지켜보는 어른들도 즐거운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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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체험 후 이어지는 중식엔 수육과 갓 담근 김치, 시골식 반찬들이 기다린다. 조리를 담당하는 마을 어르신들이 배식해주지만, 원하는 만큼 맛볼 수 있다. 수육과 김치 보쌈 조합은 꿀맛이다. /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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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체험객들 사이에선 “나 어릴 때는~” 시리즈가 이어진다. 신청자에 따라 ‘뗏목 타기’나 ‘트랙터 타기’를 진행하기도. 특히 트랙터 타기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체험 가능하다. 농사용 트랙터가 놀이공원 어트랙션으로 변신해 짜릿함을 선사한다. 위아래, 좌우로 움직이기에 허리가 약하다면 탑승 불가.

농촌 체험이 진행되는 동안 전원 풍경을 간직한 시골 마을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물소리를 들으며 흑천을 가르는 돌다리를 몇 번 건너고, 빈둥대다가 큰삼촌농촌체험마을의 부속 시설인 바나나농장까지 걸어가 구경했는데도 아직 해는 중천. 시골 마을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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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큰삼촌농촌체험마을' 김장 체험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차가워진 물도 문제 없다는 듯 '흑천'에서 똇목 타기에 도전하고 있다. / 임화승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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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은 배가 꺼지기도 전인데 간식 시간이라고 ‘호출’했다. 식당엔 ‘오징어야채전’ 재료와 프라이팬 등이 준비돼 있었다. 부침개와 막걸리는 ‘셀프서비스’. 각자 알아서 맛있게 부쳐 먹으면 된다. 저녁으로 삼겹살까지 먹고 나서야 ‘해산’이다. 먹방 여행을 한 것만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1박 2일 김장 체험 프로그램은 점심에 시작해 농촌 체험부터 하고 다음 날 오전에 김장 체험을 한다. ‘큰삼촌’이라 불리는 안문태 큰삼촌농촌체험마을 대표는 “프로그램이 알차서 재방문율이 60%에 이른다”며 “한두 번 체험 후 김치가 입맛에 맞을 경우 택배 주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양평군은 큰삼촌·용문산·호박손 등 농촌 체험 마을에서 대부분 11월 말, 12월 초까지만 김장 체험을 진행한다.

◇축제도 흥행, 김장 체험은 11월 말까지

배추, 젓갈 등 김장 재료 산지에서 진행하는 김장 체험은 시골살이의 로망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촌캉스 인기와 함께 체험객이 대폭 늘었다. ‘물맑은 양평농촌나드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 달간 3억원 정도였던 김장 체험 및 김치 판매 매출이 올해 11월 5일 기준 4억2000만원이다. 홍성준 물맑은 양평농촌나드리 사무국장은 “이런 분위기면 매출 5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 같다”며 “김장 체험은 기존 50~60대 위주에서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나 젊은 주부층이 참여하며 평균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11월 초·중순에 열린 충북 괴산과 강원도 평창 김장 축제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3일 ‘괴산 김장 축제’를 연 괴산군은 “괴산 김장 축제 참가자들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6만6000명이 찾았다. 가족 단위 참가자와 젊은 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괴산군의 경우 축제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마을 김장 체험’을 11월 말까지 이어간다. 괴산군 내 농가 10곳이 마을 김장 체험에 참여한다. 참여 농가 중 한 곳인 칠성면 둔율올갱이영농조합법인(둔율올갱이농촌체험마을)은 까다로운 식품 안전 관리 인증 제도인 HACCP(해썹) 인증을 받은 곳으로 충청권 체험객들이 믿고 찾는다. 괴산을 관통하는 달천강(괴강) 따라 칠성면 율원리 둔율올갱이마을 안쪽으로 깊숙한 곳에 자리한 농가의 비닐하우스 체험장에서 주말 하루 최대 10팀씩 김장 체험을 진행한다. 단체보단 개인 신청 위주여서 오붓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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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둔율올갱이마을(둔율영농조합법인) 김장 체험장은 최대 10팀씩만 김장 체험을 진행해 오붓한 분위기다. 지난 17일 세종시에서 온 부부가 정답게 김장을 하고 있다. / 박근희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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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찾은 둔율올갱이영농조합법인 김장 체험장엔 각지에서 온 체험객들이 분주하게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둔율올갱이영농조합법인의 김장 체험은 김치 27.5kg 기준 15만원이다. “김치 명인에게 전수받은 레시피를 이곳만의 방식으로 개량했다”는 속 재료(7.5kg)를 나눠준다. 테이블에 준비된 괴산 절임 배추에 버무려 내기만 하면 된다. 지인들과 청주에서 왔다는 박선아씨는 “그동안 김장 김치를 친정에서 함께 담가 먹었는데, 친정 엄마가 편찮아지시면서 김장에 비상이 걸렸다”며 “김장 체험장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올해 처음 신청해 봤다”고 했다. 손이 빠른 박선아씨는 1시간도 안 돼 40kg 김장을 뚝딱 해치웠다. 세종시에서 친구와 함께 부부 동반으로 온 정영진(50)씨는 “믿고 먹을 만한 김치를 찾다가 비교적 간편하게 할 수 있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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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온 박선아씨가 직접 담근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박씨는 40kg 김장을 뚝딱 해치우곤 "큰 숙제인 김장을 1시간 만에 해결했다"며 즐거워했다. / 박근희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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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율올갱이영농조합법인 김장 체험장에선 김장 체험 후 삶은 괴산 옥수수와 '한입 고구마'를 간식으로 준다. 이곳 특산품인 '미꾸라지 쌀'도 기념품으로 증정한다. / 박근희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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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체험을 마무리할 때쯤 기념품으로 이곳 특산품인 ‘미꾸라지 쌀’과 삶은 옥수수, ‘한입 고구마’가 나왔다. 체험객들은 고구마에 갓 담근 생김치를 꺼내 싸 먹곤 차 트렁크에 꽉 찬 김치통을 싣고 각자 김장 뒤풀이를 위해 떠났다. 이곳 주민들이 추천한 맛집 ‘멍석집’으로 두부찌개 먹으러, 10분 거리에 있는 괴산의 명소 ‘산막이옛길’로 늦가을을 즐기러.

[ 배추전에 막걸리 먹고, ‘드라이브 스루’로 김장 해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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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3일에 열린 '괴산 김장 축제' 참가자들이 함께 김장을 하고 있다. 축제가 끝나도 11월 말까지 괴산군 10개 농가에서 '마을 김장 체험'을 진행한다. / 괴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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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눈여겨볼 만한 김장 체험&축제

대개 농촌 마을, 농가의 김장 체험 행사는 11월 말, 늦어도 12월 초까지만 진행하고, 체험 희망일 전 예약 필수다. 올해는 11월 셋째 주까지가 김장 성수기. 하지만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지어다. 남은 김장 체험 농가와 축제를 노려볼 만하다.

괴산 마을 김장 축제에 참여하는 농가인 문광면 ‘숲골농원’은 김장 체험(김치 13.8㎏ 기준 7만5000원부터) 후 배추전, 고추전, 고구마전에 막걸리를 간식으로 제공한다. 모든 전은 셀프 서비스로 직접 부쳐 먹는다. 배추김치뿐 아니라 갓김치(2㎏ 기준 4만원), 파김치(2㎏ 기준 5만원), 총각무(10㎏ 기준 10만원) 등도 담가갈 수 있다. 기본 양념 필요 시 무료 추가 가능. 선착순이며 주말은 체험 희망 주 월요일 오후 1시까지, 평일은 해당 전 주 수요일 오후 1시까지 해야 원하는 일정에 체험이 가능하다. 숲골농원 외 새재골농원, 양달농장, 하늘느티농업회사법인, 엄지네농장 등에서도 김장 체험을 진행한다. 신청은 괴산 김장 축제 홈페이지(https://gimjang.kr)에서.

양평 농촌 체험 마을은 농가별로 김장 체험 진행 날짜가 다양해 ‘물맑은 양평농촌나드리’로 전화 문의(031-774-5427/5431·010-9970-5427)하는 게 빠르다. 홍성준 사무국장은 “날짜를 특정하지 않은 경우 김장 체험이 가능한 농가를 소개해 준다”고 했다.

김장 축제도 놓칠 수 없다. 축제장에서 진행하는 김장 체험 참가 신청은 예약제로 이미 끝난 곳이 대부분이지만, 갓 담근 김장 김치를 맛보며 김장 문화 행사를 즐길 수 있다. 강원도 삼척시는 23일까지 삼척 엑스포 광장에서 ‘김장 페스티벌’을 연다. 배추 증정 행사와 한우·수산물 시식회가 진행된다. 24일까지 열리는 전북 임실군 ‘아삭아삭 김장 페스티벌’에선 ‘드라이브 스루(현장 수령)’ 방식으로 김장 김치를 판매한다. 임실에서 생산하는 농산물로 담근 김치를 믿고 구매할 수 있다. 축제장에선 김장 시연, 노래자랑 대회 등 행사와 함께 수육에 갓 담근 생김치로 구성한 김장 정식(1만원)을 판매한다. 맛있는 김치를 먹으려면 순발력이 필요한 때다.

[양평·괴산=박근희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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