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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우주선에도 쓰이는 원통형 배터리…미래 모빌리티 심장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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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

머니투데이

4680 원통형 배터리셀 제원/그래픽=김지영


과거 소형 가전에 주로 쓰이던 원통형 배터리가 미래 모빌리티의 동력원으로 주목받는다. 현재는 테슬라 등 일부 전기차에 쓰이지만 앞으로 건설기계, 우주선 등 쓰임새가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스타십' 우주선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2170(지름 21㎜, 높이 70㎜) 원통형 배터리셀이 탑재될 예정이다. 앞서 스페이스X는 LG에너지솔루션에 '스타십' 우주선에 들어갈 보조 동력 배터리와 전력 공급 배터리 납품을 의뢰했다. 원통형 배터리는 기존 전동공구, 노트북, 소형 모빌리티 등에 주로 사용됐는데 전기차를 넘어 우주선까지 쓰임이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작은 오류로도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우주선 특성상 안정성이 높은 원통형 배터리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주선이 비행할 때는 1500도가 넘는 고온, 대기압의 60배에 이르는 고압, 시속 2만6000㎞를 넘나드는 고속 등 극한환경에 처한다. 원통형 배터리는 기계적으로 안정적인 '두꺼운 캔' 구조로 설계돼 있어 다른 폼팩터에 비해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높은 에너지 밀도와 용량을 갖추고 있어 순간적인 고출력이 필요한 우주선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원통형 배터리는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건설기계 분야에서도 쓰임이 늘어나고 있다. 건설기계는 차체가 무거워 움직이는 데 높은 출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는 부품에도 동력이 공급돼야 해 순간 출력이 중요하다. 기존의 내연기관 기반 건설기계가 전동화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원통형 배터리셀 기반 배터리 팩의 보급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HD현대건설기계가 2026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인 2톤급 소형 전기 굴착기 'HX20E'에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셀이 쓰일 예정이다. 배터리셀을 조합하는 배터리팩은 HD현대인프라코어가 제작한다. 앞서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1.7톤급 소형 전기 굴착기 'DX20ZE'를 출시했는데 해당 모델에도 같은 방식으로 생산된 배터리팩이 쓰이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HD현대 계열사 외에도 상용차를 중심으로 배터리팩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원통형 배터리의 지름을 늘려 기존 단점을 보완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테슬라는 4680 배터리(지름 46㎜, 높이 80㎜)를 신차 모델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뒤 자체 생산에 들어갔다. 기존에 주로 쓰이던 지름 21㎜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할 때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 향상된 제품으로 평가된다. 또 셀 크기가 커지는 만큼 내부 공간이 넓어져 저항을 줄일 수 있어 효율이 높다.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셀 수를 줄일 수 있어 생산단가 절감도 예상된다.

현재는 배터리 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이 양산 단계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중국 CATL과 함께 현재도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삼성SDI도 2025년 초 양산을 목표로 46파이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배터리 시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고전했지만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46파이 등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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