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23일 오후2시34분. 북한이 우리 영토인 연평도를 향해 포 170여발을 쐈다.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사진=BBC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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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23일 오후 2시 34분. 북한군이 우리 영토인 연평도를 향해 방사포와 해안포 170여 발을 쐈다.

기습 포격으로 우리 해병대 장병 2명(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이 전사했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민간인은 2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건물 133동도 파손됐다.

연평도 포격전은 한국전쟁 휴전 이래 처음으로 북한이 군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군사 공격을 가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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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례적인 사격 훈련이었는데"…영해 침범했다며 선제공격한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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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가 K-9 자주포로 북한에 대응사격을 하는 모습/사진=대한민국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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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약 4시간 전인 2012년 11월23일 오전 10시15분쯤. 해병대 연평부대는 NLL(북방한계선) 이남의 우리 해상사격 구역에 정례적인 해상사격 훈련을 했다.

NLL은 1953년 7월 한국전쟁 휴전 후 클라크 주한 유엔군 사령관이 동·서해에 설정한 해상경계선이다. 서해 NLL은 서해 5도(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와 북한 황해도 지역의 중간에 설정됐다.

사격 훈련 이후 오후 2시34분. 북한군은 황해남도 옹진반도 개머리 진지에 배치된 방사포와 무도에 배치된 해안포로 연평부대와 민가에 무차별 포사격을 했다.

이에 우리 군은 서해 5도 지역에 진돗개 하나(전투준비태세 경보)를 발령했다. 기습 공격에 당한 연평부대는 13분 만에 K-9 자주포로 북한의 무도 해안포 부대에 50발의 대응 사격을 했다.

북한군은 오후 3시12분 다시 포사격을 가했다. 이번엔 연평부대 지휘소와 레이더 기지 일대로 방사포·해안포 20여 발을 쐈다. 해병대는 K-9 자주포로 북한 개머리 해안포 진지에 30발의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그 이후 더 이상의 포격은 없었다.

조사 결과 북한은 선제공격을 사전에 치밀히 준비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사격 직전 북한은 인근 해상에 해군 지대함 미사일과 함정을 배치했다. 미그 23기(전투기) 5대도 비행하고 있었다.

우리 군이 F-15 등 전투기를 보내면서 공중전이 발생할 뻔한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사격을 멈추면서 더 이상 확전되지 않았다.

북한의 포 사격으로 연평도의 한 건물이 무너진 모습/사진=국가보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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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입지 굳히려고?…연평도 포격한 북한의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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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 모습/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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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격 이후 북한은 우리 군이 '해상 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며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우리 군이 자신들(북한)의 영해에 해상 포사격 훈련을 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해상 군사분계선'은 북한이 NLL에 대항해 고안해낸 서해 경계 구역이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서해 5도만 남한 영토고, 나머지 수역은 북측 영해다.

북한이 NLL을 무력화하고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설정하려는 의도로 포격했다고 우리 군은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은 이런 목적으로 △1999년 6월15일 제1연평해전 △2002년 6월29일 제2연평해전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피격 등 서해에 선제공격을 감행해왔다.

연평도 포격전이 권력 계승과 관련됐다는 분석도 있다. 당시 권력을 이양받던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히려고 무력도발을 감행했다는 설명이다. '어린 지도자'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카리스마를 뽐내기 위해 연평도 포격을 진두지휘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정은은 김일성 군사 종합대학교에서 포병학을 전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격 이후 김정은은 김정일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연평도 포격이 북한의 권력 계승과 관련됐다는 분석도 있다./사진=로이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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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후 사상 최대 연합훈련 실시…"도발 원점 단호하게 응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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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기습 포격으로 사망한 해병대원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의 추모비/사진제공= 인천광역시 옹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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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이후 우리 군은 2010년 11월28일부터 12월1일 간 서해상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엔 미 해군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와 F-22 랩터 전투기, 우리 군의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등이 동원됐다.

또 우리 군은 2011년 6월15일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했고, 서해 5도에 병력을 증강했다. 북한의 해안포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파이크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대응 장비도 대폭 보강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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