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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폐경 뒤 여성의 성관계는? [건강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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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일러스트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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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학의 관점에서 볼 때 남성과 여성은 자연의 이치상 평등한 관계로 보인다. 여성은 나이가 50살 전후가 되면 누구에게나 폐경이 오는데, 폐경이 온 여성은 여성을 여성답게 만들어주는 데 매우 중요한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라고 하는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성관계를 잘 하지 못하게 된다. 질의 분비물이 줄어 성관계 시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는 통증을 느끼게 되고, 심지어는 출혈도 나오게 되어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여성은 폐경과 동시에 성관계를 더는 못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남성들은 여성의 폐경 연령대인 50살 정도부터 남성갱년기가 시작되면서 성기능이 많이 저하돼 성기가 잘 발기하지 못하게 되고, 설사 발기되더라도 금방 발기 전 상태로 되돌아가 버리기 일쑤이며 성욕도 저하돼 성관계를 잘 하지 못하게 된다.



신께서 어느 한 편에게만 성관계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 공히 같은 연령대부터 성기능 저하가 동시에 오게 하여 남녀가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설계해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요즈음은 의학의 발달로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개발돼 남성은 의학의 힘을 빌리면 나이에 상관없이 성관계할 수 있게 되면서 자연의 이치상 성적으로 대등한 관계였던 여성이 수세에 몰리게 됐다.



하지만 남성과학만이 발달한 것이 아니고 여성의 성생활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는 치료법이 이미 개발돼 있다. 그런데 많은 여성이,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은 여성이 성관계하는 것에 대해서 다소 소극적인 생각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남성은 남성갱년기가 오는 50살이 넘어서도 성생활을 즐기는 데 반해, 여성은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거나 즐겁지 않은 성관계를 마지못해 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많은 것으로 조사돼 있다.



여성이 폐경된 뒤에도 폐경 전과 동일하게 성관계하기 위해서는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폐경호르몬요법을 받으면 되는데, 사실과 다르게 폐경호르몬요법이 효과는 있으나 부작용으로 유방암이나 혈전증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고 하여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많이 잘못된 생각이다. 폐경호르몬요법은 전문가의 지도하에 받게 되면 매우 안전하게 여성호르몬을 보충할 수 있다. 따라서 성생활뿐만이 아니고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폐경 이후에 꾸준하게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전신적인 호르몬요법을 원치 않는다면 성관계만 잘할 수 있게 국소적으로 투여하는 호르몬요법을 할 수도 있다. 또 호르몬 자체가 싫다면 비호르몬요법으로도 충분히 폐경 전의 상태로 되돌려놓을 수 있는 치료법이 개발돼 있다.



심지어는 병원에 가지 않고 약국에서 윤활제나 보습제 크림 등을 사용해도 가능하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배달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제품이 소개돼 있고 사용 방법도 간단하고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호르몬이든 비호르몬이든 국소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전하게 평생 사용할 수 있다. 처음 사용이 어렵지 두 번, 세 번 사용하고 나면 익숙해져서 폐경 이후의 성생활을 폐경 전과 동일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탁 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대한성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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