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명세(책무구조도)·책무정보·책무관리 시스템 구축
내부통제위원회 신설·NH윤리자격증 도입 예정

22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전국은행연합회에서 홍명종 농협은행 부행장 겸 준법감시인이 ‘실무가의 관점에서 바라본 책무구조도 제도의 쟁점과 방향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정호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금융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금융사 내부통제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NH농협은행은 ‘NH책무통제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은행법학회와 한국재무관리학회가 서울시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내부통제‘를 주제로 개최한 추계 공동학술대회에서 홍명종 농협은행 부행장 겸 준법감시인은 “지난 7월 책무구조도 제출을 주요 골자로 하는 금융사지배구조법이 개정된 것은 60년 내부통제 역사에서 가장 큰 변화”라면서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최고경영진의 관심과 의지를 의무화하게 됐다”고 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고 발생 시 누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할지 명시한 문서다. 이사, 감사, 업무집행책임자 등 금융회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별로 책무를 배분한다. 책무구조도 도입으로 금융사의 전반적인 내부통제 관리를 더욱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홍 부행장에 따르면 NH책무통제시스템은 책무명세 시스템(책무구조도), 책무정보 시스템, 책무관리 시스템 세 가지를 골자로 한다. 각 시스템은 책무를 임원에게 빠짐없이 배분하고, 임직원은 자신의 책무를 명확히 이해하며, 책무를 명확하게 이행했다는 증거를 확보하면서 내부통제 관리 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홍 부행장은 “책무구조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금융사 임원의 책무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준수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내규를 기반으로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업무’와 달리, 법규에서부터 금융사 임원으로서 지켜야 할 ‘책무’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소비자 정보를 보관 기간 이후 파기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책무에 해당하지만, 임원진의 전략기획과 예산편성 등은 업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농협지주 책무구조도 작성에 참여했던 문성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법규를 중심으로 채무구조도를 준비한 농협은행은 지배구조법 시행령에 포함된 금융관계법령 76개를 전부 모니터링 한 뒤 농협은행 업무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법률 51개를 추려냈다”면서 “그중 법적 책임과 관련된 조항만을 묶어 책무구조도를 만들었기에 다른 금융회사들에서도 이를 참고해 당사의 책무구조를 한 번 더 점검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협은행 본사 전경. [농협은행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편 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5대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기도 했다. 내부통제위는 내부통제의 기본방침과 전략을 의결하고 책무구조도에 따라 임원진이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내년 상반기 내로는 ‘NH윤리자격증’을 도입할 예정이다. 직무별 내부통제 준수사항과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필수 자격요건 등을 마련을 목표로 하며, 해당 자격증을 따야 내부통제 직무를 맡기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