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는 오는 28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소더비 런던 경매장에서 열리는 '서책 및 원고' 분야 경매에 마키아벨리 '군주론'의 초판본을 내놓는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 소더비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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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르네상스 시기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자 철학자였던 니콜로 마키아벨리(1469∼1527)가 쓴 『군주론』(Il Principe)의 초판본이 경매에 나온다고 경매업체 소더비가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 책은 오는 28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소더비 런던 경매장에서 열리는 '서책 및 원고' 분야 경매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소더비는 이 희귀본이 20만∼30만 파운드(약 3억5000만∼5억3000만원)에 낙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더비에 따르면 가로 120㎜, 세로 174㎜인 이 책은 『군주론』 초판본과 또 다른 저작인 '피렌체사(史)'의 제2판 등 2개 책이 묶여 한 권으로 제본돼 있는 것이다. 제본은 재질상 17세기 초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뤄졌을 공산이 큰 것으로 판정됐다.
제목 페이지는 뜯겨졌다. 이는 책 소유자가 당국의 압수를 피하려고 제거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더비는 설명했다. 『군주론』은 1559년 교황청에 의해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혀 금서 목록에 올랐으며, 그로부터 70여년이 흐른 후에야 해금됐다.
책에 찍혀 있는 도장 등을 보면 이 책은 피렌체의 공공도서관이 19세기 중반까지 소장했던 것으로 보이며, 그 후 미국의 한 보험사업가를 거쳐 영국의 개인 수집가에게 넘어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출판 장소와 인쇄업자, 인쇄일은 『군주론』 초판본은 '로마, 안토니오 블라도, 1532년 1월 4일', '피렌체사' 제2판은 '피렌체, 베르나르도 준타, 1532년 3월 16일'로 나와 있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군주론』 초판이 정확히 몇 부인지는 알 수 없으나, 10여부만 남아 있는 희귀본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소더비에 따르면 이번 물품이 나오기 전까지 『군주론』 초판본 소장 기록은 전 세계 통틀어 도합 12건 있었고, 모두 도서관 소장품이었다. 이 중 이탈리아 밖에 있는 것으로 기록된 것은 6건뿐이었다.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팀이 관리하는 유럽 고서 목록 'USTC'에는 『군주론』 초판본 소장 기록으로 프랑스 1부, 로마 교황청 1부, 교황청 제외 이탈리아 5부, 스페인 1부, 영국 2부, 미국 1부 등 도합 11부가 나와 있다. USTC는 인쇄술 도입 이래 1700년까지 활자인쇄로 유럽에서 제작된 서책들에 관한 정보를 정리한 목록이다.
소더비의 서책 및 원고 분야 전문가 게이브리얼 히튼은 "『군주론』 초판본 중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이것 말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우리가 알기로는 경매에 나온 것은 이게 처음"이라며 "적어도 최근 수십년간 경매에 나온 적이 없는 것은 확실하다"고 CNN 방송에 말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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