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펑찬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항공단 조종사/사진=차이나밀리터리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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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폐막한 제15회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이하 '주하이 에어쇼')에서 송혜교를 닮은 중국 조종사 쉬펑찬(25)이 화제가 됐다. 쉬펑찬은 인민해방군 육군항공사관학교를 졸업한 헬리콥터 조종사로 인민해방군 육군이 자체 양성 중인 최초의 여성 조종사들 중 한 명이다. 주하이에 'Z-20' 헬리콥터를 직접 몰고 온 쉬펑찬은 인기 스타다. 인민해방군 육군항공단의 홍보모델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25살밖에 안된 쉬펑찬이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대표로 뽑혔을 정도다.
그가 보인 이미지는 우리가 떠올리는 인민해방군의 이미지와 달라 신선하지만, 이번 주하이 에어쇼에는 이뿐 아니라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눈여겨볼 만한 내용이 많았다. 특히 중국이 아낌없이 공개한 미래 성장산업 항공우주 분야에서의 성취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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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스텔스기 J-35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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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J-35 /사진=차이나밀리터리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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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6일 동안 개최된 주하이 에어쇼는 전 세계 47개국에서 1022개 기업이 참가했다. 6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끈 이번 에어쇼에서 중국은 예년보다 많은 최신예 무기를 선보이며 역량을 과시했다. 에어쇼 기간 체결된 판매 계약 금액만 2856억위안(약 55조원)에 달한다.
에어쇼에서는 차세대 항공모함에 탑재할 최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35(젠-35)가 최초로 공개됐으며 무인 탐사선 창어 6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도 관람객에게 공개됐다. 이 밖에도 '중국판 사드'로 불리는 홍치(HQ)-19 요격 미사일과 창정-12호 운반로켓도 일반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가장 인기를 끈 건 J-35다. J-35는 J-20(젠-20)에 이어 중국이 개발한 두 번째 스텔스 전투기로 미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의 대항마다. J-20보다 가볍고 기동력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전문가들은 J-35가 주하이 에어쇼에서 시연한 건 실전 투입에 근접했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두 종류의 스텔스 전투기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민간 우주항공산업도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민간 우주기업의 로켓 발사는 13회로 전년 대비 160% 증가했으며 중국 전체 로켓 발사의 18%를 점했다. 지난해 설립된 민간 우주항공 관련기업도 2만2769개사로 2019년 대비 5배 넘게 늘었다.
중국 민간 우주항공 시장 규모/그래픽=최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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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주항공산업품질협회에 따르면 중국 민간 우주항공 시장은 2015년 3764억위안(약 72조6400억원)에서 2020년 1조202억위안(약 197조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올해는 2조3382억위안(약 45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이 부쩍 강조하고 있는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도 주목해야 할 분야다. 저고도 경제는 1000미터 이하의 저고도(Low-altitude)에서 드론(무인기), 플라잉카 등 유무인 항공기를 이용해서 통근, 화물운송, 관광 등에 응용하는 경제 활동을 뜻한다.
올해 저고도 경제가 처음 정부 업무보고에 포함된 이후 중국 정부의 지원정책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면서 저고도 경제는 폭발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사이디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저고도 경제 시장 규모는 2021년 2911억위안(약 56조2000억원)에서 올해 6702억위안(약 129조원)으로 성장하고 2026년에는 1조(약 193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중국 저고도 경제 시장 규모 및 성장률/그래픽=최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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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항공모함으로 불리는 '플라잉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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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어쇼에는 상당수 중국 기업이 자체 제작한 드론,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를 선보였다.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Xpeng)의 항공 모빌리티 자회사 에어로HT(AeroHT)도 처음으로 분리형 플라잉카의 공개 시험비행을 진행했다.
에어로HT가 '육지항모(항공모함)'이라고 명명한 플라잉카는 육지에서 주행하는 '자동차' 및 이와 분리·결합이 가능한 'eVTOL'로 구성된다. 자오더리 에어로HT 창업자는 직접 시연한 이날 시험비행에서 육지항모에서 eVTOL이 차체에서 자동으로 분리해 자율 비행하다가 다시 착륙해서 결합하는 전 과정을 보여줬다.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키로 작동이 가능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에어로HT는 육지항모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비행기를 트렁크에 탑재하는 차일 뿐 아니라 유일하게 자동차 트렁크에 탑재할 수 있는 비행기라고 홍보하고 나섰다. 또 연산 1만대 규모의 플라잉카 생산공장을 내년 3분기에 준공할 계획이며 2026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자오 창업자에 따르면 플라잉카 가격은 200만위안(약 3억8600만원)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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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용항공기, C909·C919에 이어 대형 여객기 C929 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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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용항공기의 C919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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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어쇼에서 중국 항공기 제작사인 중국상용항공기(COMAC·코맥)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미국 보잉, 유럽 에어버스가 과점하고 있는 글로벌 민항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지 10여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쇼 첫날인 12일 COMAC은 에어차이나가 현재 설계 중인 대형 여객기 C929의 첫 번째 고객이 됐다고 발표했다. C929는 와이드바디 형태로 좌석 수는 280개, 항속 거리는 1만2000㎞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하는 장거리 노선에 투입될 수 있다.
또 COMAC은 하이난 항공과는 C919 60대 및 C909 40대, 컬러풀 구이저우 항공과는 C909 30대 등 모두 130대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C919는 보잉737, 에어버스320과 유사한 제원을 갖춘 단일통로(single-aisle) 기종으로 좌석 수는 158~192개, 항속 거리가 5555㎞에 달한다. C909는 90개 좌석에 항속거리는 3700㎞이다. C909, C919는 각각 2008년과 2017년에 첫 비행을 실시했으며 이미 상업 운항에 투입됐다.
최첨단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비행기를 탑재한 플라잉카인 육지항모 및 C909에서 대형 여객기 C929까지 중국의 항공굴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그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전망이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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