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서 사무실 복귀 추진했으나
재택근무 비율 높고 사무실 빈 곳 '여전'
정재계 불만…"재택 폐지에 자발적 퇴사 기대"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끝났고 여러분의 '대면 업무(in-person work)'를 확대할 겁니다. 이는 대통령의 우선순위로 개개인이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이행해주길 바랍니다."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230만 연방 공무원 전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일부 재택근무를 유지해온 공무원에게 사무실 복귀를 요구한 것이다. 2021년 미 백악관이 먼저 직원의 사무실 복귀를 추진하고, 이듬해인 2022년 3월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대부분 연방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일할 것"이라고 선언한 지 1년 5개월 만에 나온 요구였다. 이처럼 바이든 행정부는 수년에 걸쳐 공무원을 사무실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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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미 공무원의 완전한 사무실 복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미 연방 인사관리처(OPM)에 따르면 현재 130만 연방 공무원이 재택근무를 승인받았으며, 이들은 근무 시간의 40%를 사무실 밖에서 보내고 있다. 사무실에서 아예 일하지 않은 전면 재택근무 공무원은 승인받은 인원의 10% 정도라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0~12월 중 24개 연방 공공기관의 사무실 공간 사용 정도를 조사한 결과 사무실 공간이 절반이나 비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보장국(SSA)의 경우 사무실 사용률이 7%에 불과했다.
그 사이 미 연방 공무원의 재택근무는 정·재계에서 '눈엣가시'가 됐다. 지난 4월 조니 에른스트(공화·아이오와) 상원의원과 개리 피터스(민주·미시간) 상원의원은 재택근무 투명성 법을 발의해 각 기관이 재택근무 정책을 수립하고 사무실에 출근하는 인원을 파악해 데이터화해 이를 의회가 파악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사무실 유지 등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예산 편성에 참고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9월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한 행사에서 공무원이 가득한 워싱턴DC 사무실이 텅 비어 있는 것에 불만을 표하며 모든 공무원이 대면 업무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 달 뒤인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정부 인력의 부재'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연방 정부에 완전 재택근무가 존재하며 이로 인해 납세자에게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주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급여 수준을 조정하지 못하고 연간 70억달러(약 9조8000억원)에 달하는 연방 사무실 공간 비용도 발생하고 있다고 봤다. 매체는 미국인 대다수가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출근으로 복귀한 상황이지만, 공무원이 '특전(perk)'을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방 공무원들은 주 5일 사무실에 나오도록 하면 많은 수가 자발적으로 그만둘 것이며, 우리는 이를 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의 발언은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했다. 테슬라, 스페이스X, 엑스(옛 트위터) 등 여러 기업의 수장인 그는 재택근무에 반대한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도 연방 정부의 통행 제한 조치에 반발했고, 2022년 당시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이 재택근무 폐지였다. 그런 그의 칼날에 대응코자 공무원 노조가 각종 준비에 나섰다고 한다. 앞으로 벌어질 사무실 복귀 전투에서 승기가 어느 쪽에 기울지 주목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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