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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피해 최소화 목표" 트럼프 귀환에 긴장하는 미국 이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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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숙련·전문직에 현장 노동자까지 불안 ↑

트럼프는 취임 직후 군 투입 가능성 시사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 재계와 이민자들이 긴장하고 있다. 1기 행정부 당시 초강경 반이민 정책을 펼친 트럼프 당선인이 2기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기업과 이민자들이 대비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아시아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게티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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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은 최근 고숙련 노동자부터 건설 현장 노동자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인의 일자리 확대를 꾀한다면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취업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후 미국 내 고숙련·전문직 외국인 노동자들이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자국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놓였고 미국 기업들마저 반발하고 나섰다. 2016년 처음 출마한 대선에서 '합법적 이민을 위한 통로를 만들겠다'고 말했으나, 실질적으로 1기 행정부 중 사실상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다는 것이 언론의 평가다.

실제 고숙련 이민자가 미국 내에서 일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와 주재원 비자인 L1 등 주요 취업 비자 신청 거부 비율은 상승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 매체가 미국 이민변호사 협회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16~2019년 회원의 평균 비자 신청 이후 대기 시간은 46% 증가했다. 이전보다 제출 서류가 늘고 인터뷰를 추가로 진행하는 등 번거로운 일도 더러 발생했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와 중국 이민자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국적을 보유한 외국인에 발급하는 영주권(그린카드) 수는 제한적인데, 인도와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미국 대학을 졸업해 미국 내에서 취직해 거주하고 있는 비율이 특히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고숙련 노동자뿐 아니라 건설, 농장 등 현장에서도 벌어졌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현장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이 다수다. 블룸버그가 미국이민위원회(AIC)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 등 각종 건설 현장이 곳곳에 있는 텍사스주의 건설 노동자 4명 중 1명이 불법 노동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건설업에서 노동 공급을 줄이면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텍사스의 높은 임대료와 주택 부족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불법 노동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농업에 인력난이 심해지면 물가로 고통받았던 유권자들의 식료품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민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AIC에서 텍사스주 내에 있는 기업을 교육하고, 노동자에 지금이라도 시민권을 신청하고 일찍 취업 비자 갱신에 나서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첼시 크레이머 AIC 텍사스 담당은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기업가들은 비공개로 지역 의원을 만나 우려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내년 1월 취임 직후 실시할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작전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기 행정부에서 불법 이민 문제를 총괄할 '국경 차르'에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임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2기 중 그간 공약했던 남부 국경 폐쇄,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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