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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된 지 20여 일 만에 초고속으로 15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다. 앞서 8년 전 트럼프 1기 초대 내각은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군 장성(Generals), 가질리어네어(Gazillionaires·초갑부)를 입각시켜 이른바 '3G 내각'이란 별명이 붙었다. 가질리어네어는 엄청난 수(gazillion)와 백만장자(millionaire)의 합성어다.
이번 2기 내각에서도 실물경제를 아는 기업가 출신 초갑부들이 대거 중용된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국정 철학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인사로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와 측근 세력인 플로리다 등 '선벨트 출신' 정치인을 대거 중용했다.
시장의 가장 높은 관심을 모았던 경제 부처 장관 인선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재무부 장관 자리에 스콧 베센트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 창업자, 상무부 장관에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CEO)인 하워드 러트닉 정권 인수팀 공동위원장을 낙점했다. 두 인사는 관세·환율정책에서 미국 일방주의 노선을 이끌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인물은 석유·가스 사업가 출신인 크리스 라이트 리버티에너지 설립자다. 미 연방정부 소유 토지의 시추·채굴 허가 권한을 가진 내무부 장관에는 고액 자산가 출신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를 낙점했다. 버검 주지사는 늦깎이 정치인으로 '그레이트 플레인스 소프트웨어'를 설립해 마이크로소프트(MS)에 11억달러에 매각하면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에너지회의(NEC) 의장직을 함께 수행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이끌 매파 장관들에 폭스뉴스 출신 유명인들을 대거 발탁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일찌감치 국방부 장관으로 40대 중반의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를 낙점했다.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숀 더피 전 위스콘신 하원의원도 폭스 계열 TV 진행자 출신으로 말끔한 외모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성년자 성매수 논란으로 자진사퇴한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후임으로 새롭게 지명한 팸 본디 역시 폭스뉴스 고정 패널로 인지도를 쌓아왔다.
플로리다대 법대를 졸업한 본디는 1991년 검사로 임용돼 플로리다주 최초 여성 법무장관을 지냈다. 그는 트럼프의 플로리다 인맥이자 폭스뉴스 출신, 여성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선호하는 인사 스타일을 모두 갖춘 사례라는 평가다. 미국 남부 선벨트 지역 정치인들도 집중 배치됐다. 핵심은 지리적 인접성과도 맞닿는 '초강경 이민정책'이다. 플로리다 상원의원인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는 8년 전만 해도 트럼프의 국경 장벽 건설 법안에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인물이다. 그는 올해 남부 국경 강화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주요 부처의 여성 장관 발탁은 1기 초대 내각을 압도한다. 2017년 1기 초대 내각에서는 주요 부처 중 교통부(일레인 차오)와 교육부(벳시 디보스)에 여성이 배치됐지만 2기 초대 내각에서는 요직인 법무부(팸 본디)와 국토안보부(크리스티 놈)는 물론 농무부(브룩 롤린스), 교육부(린다 맥맨), 노동부(로리 차베즈드레머)에도 여성 장관이 골고루 뽑혔다.
흑인 출신은 8년 전과 같이 한 명에 그쳤다. 2기 내각에선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스콧 터너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으로 낙점됐다. 8년 전과 마찬가지로 비전문가가 낙점되면서 주택 업계가 당혹감에 빠졌다는 게 현지 언론 평가다. 한편 트럼프 1기 때는 부적절한 자질 시비로 민주당의 반발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취임 첫날 상원 인준을 통과한 각료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과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 두 명에 그쳤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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