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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트럼프 집권 두려움? COP29 '선진국 부담금' 진통 끝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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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선진국의 기후 대응 비용 부담을 둘러싼 이견으로 폐막까지 미룬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24일(현지시간) 가까스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기후 변화를 "사기"로 칭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재집권이 타결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이날 공개한 합의문을 보면 선진국은 개도국의 기후 행동을 위해 2035년까지 연 3000억달러(약 422조원)를 부담할 것을 합의했다. 기존 목표치였던 1000억달러에서 3배로 늘었다. 이 비용은 개도국이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고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처하는 데 사용된다.

아제르바이젠 바쿠에서 약 200개국 협상단이 참여해 열린 이번 COP29는 부담금을 사이에 둔 선진국과 개도국의 줄다리기로 22일로 예정됐던 폐막까지 미뤘다. 지원이 절실한 소규모 섬나라 및 최빈국 연합 국가 대표단은 23일 회장에서 퇴장하며 항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진통 끝에 결국 합의가 성사된 것 관련 기후 변화 대응에 적대적인 트럼프 집권을 앞두고 많은 국가들이 이번 회의에서 합의에 실패하는 것은 너무 큰 위험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기 집권 때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 트럼프 당선자는 취임 뒤 이를 재차 탈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2021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집권하며 파리협약에 재가입한 상태다.

<뉴욕타임스>(NYT)는 공화당 주도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 유럽 국가들의 부담이 늘어나 기후 대응에 쓰일 자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 또한 나온다고 지적했다.

진통 끝에 합의안이 나왔지만 개도국 쪽은 부담금이 여전히 너무 적다며 항의했다. <뉴욕타임스>를 보면 인도 협상 대표 찬드리 라이나는 "이는 빈약한 액수"라며 "유감스럽게도 우린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릴 선진국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의욕을 기대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합의안이 "시각적 환상"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파나마 기후 특사 후안 카를로스 몬테레이도 "과정은 혼란스럽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으며 합의안은 필요를 달성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볼리비아, 나이지리아, 피지 등 개도국 대표들의 비판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기후 활동가들도 합의안을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브라질 비정부기구인 기후관측소의 클라우디오 안젤로는 "부유한 국가들은 150년 동안 세계 대기를 점유하고 33년 동안 기후 행동을 방관했다"며 선진국이 "무능한 COP 의장단의 도움을 받아 곧 출범할 트럼프 정부를 위협으로 활용해 개도국에 합의를 강요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역사적" 합의를 축하했다. 24일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 COP29에서 세계가 "또 하나의 역사적 성과를 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우리 앞에 여전히 많은 일이 남았다"며 "미국 국민과 미래 세대를 위해 더 깨끗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지구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이 관련해 "어려운 과정을 거쳐 협상에 도달했다"면서 "그러나 다른 보험 정책과 마찬가지로 보험료를 제때 전액 납부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프레시안

▲23일(현지시간) 기후 활동가들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관련 선진국이 기후 대응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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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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