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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강달러에 가치 추락 ‘위기의 유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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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기 부진 지속…1유로=1달러 ‘패리티’ 2년 만에 붕괴 전망

ECB, 내달 금리 ‘빅컷’ 땐 달러 강세 부추겨…원화 약세도 ‘촉각’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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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위세가 꺾일 줄을 모른다. 미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세에 ‘트럼프 트레이드’ 효과가 맞물리며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반면, 경기 위축이 지속되는 유럽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에선 유로화 ‘패리티(1유로=1달러)’가 2년 만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간)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당 1.0418달러를 기록, 유로화 가치는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5일 약 1.09달러 수준이던 유로·달러 환율은 이튿날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후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다. 헤지펀드들이 유로화 하락에 베팅하면서 시장에선 유로 패리티가 2년 만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로화가 본격적으로 통용된 2002년 이후 현재까지 유로 패리티가 무너진 것은 2002년 하반기와 2022년 하반기가 유일하다. 코로나19 당시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에 자금이 쏠리면서 당시 달러가 초강세를 보인 여파다.

최근 유로화가 추락하는 이유도 강달러의 영향이 크다. 고용지표 호조로 견고한 경기를 보이는 미국은 최근 생산자물가가 상승 전환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 내에서도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12월 금리 동결 가능성도 47.3%까지 올랐다.

반면 경기 부진에 시름하는 유럽에서는 다음달 유럽중앙은행(ECB)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지난 21일 보고서에서 “구조적 변화와 지속적 경제 약세를 감안할 때 내년에 상당수의 기업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처럼 미국의 고금리는 지속할 가능성이 커지고, 유럽은 금리를 낮추려 하니 높은 금리를 좇아 달러 수요는 높아지고 유로화는 약세를 보인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미국 물가 상승이 심화되고, 수출 위주인 유럽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까지 커지면서 유로화 추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강달러 현상에 원화 가치도 절하되고 있다. 소폭 진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야간거래에서 달러당 1404.2원에 거래를 마치며 1주일 만에 다시 1400원을 웃돌았다.

시장에선 오는 28일 나오는 미 연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의사록과 같은 날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이주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의 연속적인 금리 인하 의지가 확인되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경우 원·달러 환율의 하락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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