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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에게 재택근무만큼 매력적인 복지가 있을까 싶다. 급여는 같은데 출퇴근 지옥에서 해방되고 자녀 양육과 부모봉양도 할 수 있다. 기업도 워라밸(일과 가정 양립)을 원하는 인재를 확보하고 생산성 향상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사태 때 세계적으로 급속히 유행했다.
하지만 재택근무로 일상적인 업무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지 몰라도 협업을 통한 혁신이나 생산성 향상은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구글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오픈 AI 같은 스타트업에 뒤처진 이유로 재택근무를 지목하며 “스타트업이 잘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지옥에서 일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잭 웰치 전 GE 회장도 “일과 삶의 균형 따위는 없다”며 아예 워라밸을 경영의 방해요인으로 본다. 미국 MIT와 UCLA 연구팀이 작년 11월 재택근무의 생산성을 연구한 결과 사무실 근무와 비교하면 18%나 낮았다.
최근 미국에서 재택근무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두 달 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은 내년부터 주5일 사무실 출근제를 시행한다고 전 세계 152만 직원에게 통보했다. 직원들이 반발하자 승진에서 배제하거나 해고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구글과 애플, 메타 등 빅테크기업들도 대면근무로 전환하고 있고 스타벅스, 월트디즈니, JP모건 등도 이 추세에 합류하고 있다. 재택근무의 원조격인 IBM은 2007년 도입했다가 10년 후 폐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재택근무 반대론자다. 머스크는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자 재택근무 금지를 선언했다. 그런 그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되자 공무원 감원수단으로 이 카드를 꺼냈다. 머스크는 “공무원들을 일주일에 5일 사무실에 나오도록 한다면 많은 수가 그만둘 것”이라며 “세금이 재택근무자에게 쓰여선 안 된다”고 했다. 미 연방정부에서 130만명의 공무원이 재택근무를 승인받았고 이들은 근무시간의 40%를 사무실 밖에서 지낸다. 기업이나 공공기관마다 효과가 다를 텐데 경영자의 눈에는 워라밸이 눈엣가시인 모양이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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