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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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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500명 스톰섀도 미사일에 사망”… 국정원 “첩보 파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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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격화]

북한군 러시아 파병 한달만에… 대규모 사망자 확인땐 파장 클듯

“북한군, 최전선 마리우폴 등 배치”

러, 쿠르스크 지역 40% 다시 탈환

동아일보

전차 시승식 참석한 메드베데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왼쪽)이 22일(현지 시간) 러시아 서부 니즈니타길의 ‘무기 실험 연구소’에서 열린 자국의 최신형 전차 T-90M 시승식에 참여해 군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니즈니타길=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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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24일 러시아 본토 남서부의 격전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어 면밀히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르스크 지역에 북한군이 투입돼 일부가 전투를 치르고 있다고 밝힌 국정원이 북한군 사상자 발생 가능성을 처음 확인한 것이다. 국정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사실 관계가 상충하는 정보가 많아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도 최근 500명의 북한군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된 지 한 달여 만에 북한군 사상자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과 공조한 러시아’와 ‘서방의 지원이 강화된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또 미국 CNN은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 이어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 점령지인 동부 마리우폴과 하르키우에도 배치됐다고 22일(현지 시간) 전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군은 크림반도 등으로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내부의 전략적 요충지까지 침투하며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 우크라 매체 “북한군 500명 사망”

우크라이나 매체인 RBC우크라이나는 20일 우크라이나가 영국에서 지원받은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북한군 500명이 숨지고 남성 장교 2명과 통역으로 추정되는 여성 1명 등 북한군 3명이 다쳤다고 현지 군사전문 매체 ‘글로벌 디펜스 코퍼레이션’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보도처럼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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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투입 범위는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NN은 이날 우크라이나 안보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북한군 ‘기술 자문들’이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또 CNN은 북동부의 주요 전선 중 한 곳인 하르키우에서도 북한군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예브헨 로마노프 하르키우 군부대 연합 대변인은 CNN에 “무선 감청한 결과 북한군 부대가 하르키우 지역에서 발견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크라 153기계화여단의 나자리이 키스하크 통합 사령관도 우크라이나 언론에 “북한군은 부대를 나누고 전투부대를 강화해 소수 병력을 전선에 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보도에 우크라이나 매체 ‘리가넷’은 “하르키우주에 북한군이 있다는 보도는 거짓”이라고 전했다.

● 北 파병 추정지, 푸틴의 ‘자존심’ 크림반도 길목

CNN 보도대로 북한군이 마리우폴과 하르키우에까지 배치됐다면 러시아의 핵심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영토 남동부의 마리우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4년 무력 충돌 없이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석탄 및 철강을 생산하는 동부 산업 중심지 돈바스를 잇는 길목에 있다. 또 크림반도 병합은 푸틴 대통령의 핵심 ‘안보 성과’, ‘자존심’으로 여겨져 왔다. 하르키우도 동∼서, 북∼남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전략적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곳으로, 수·화력, 원자력과 항공기 부품 산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북한군의 투입 강도가 높아지고 범위까지 확대되며 러시아의 탈환 영토가 늘어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크라이나가 올 8월 기습 공격으로 장악한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영토의 약 40%를 러시아에 다시 내줬다고 로이터통신이 우크라이나군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보도했다.

북-러 공조와 관련해 백악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라 랩후퍼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은 22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러시아는 북한을 국제기구에서 옹호하고 북한의 핵무기 역량을 정당화하려고 할 뿐만 아니라 고급 기술을 북한에 지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24일 러 관영 타스통신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러시아와 한국 간 관계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며 “우린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다. 한국은 무모한 조치를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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