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유의동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
"사회안전망 튼튼하면 25만원법 등 포퓰리즘 걷어낼 수 있어"
6년만 박사급 연구원 공개 채용…의원 주도 센터 활성화
중수청 설득위한 프로그램 마련…"장기 과제로 접근해야"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은 최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의 현금지원 공약에 보수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국민의힘이 발간한 22대 총선백서에 따르면 ‘민주당의 25만원 공약이 민주당 선거에 도움이 됐다’는 의견이 6.26점(10점 만점)으로 매우 높게 나왔다. 여당은 총선기간 이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강력하게 반대했으나, 참패했다.
유 원장은 “우리가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고 튼튼하게 갖출 수 있다면 25만원 지원금과 같은 포퓰리즘을 과감하게 걷어낼 수 있다고 본다”며 “사회안전망이 단단해지고 있고 앞으로 더 나아진다는 확실과 믿음이 있으면 사람들은 포퓰리즘 정책을 하는 이들에게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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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의원 출신으로 지난 8월 여연 원장으로 임명된 유 원장은 ‘정책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여연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박사급 연구원을 공개채용하고 있으며, 여연 산하에 전문가 출신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센터를 만들어 연구능력을 더욱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유 원장은 “이미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이 외교안보센터를 맡아 연구해주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유 원장과의 일문일답
-여연의 역량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많다.
△여연이 설립된 30년 전하고 지금은 대한민국 규모나 다양성 등 여러 부분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다. 어느 순간 흐름을 놓쳤고 한번 놓치니 다시 잡는 데 어려움이 있는 듯 하다. 다만 당이 강할 때는 여연도 강했고, 반대로 당이 약할 때는 여연도 약하다고 평가한다. 당과 여연은 시너지 효과가 나야 강해진다.
-특히 여론조사 기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있다.
△여연의 역할은 ‘국가와 당의 중장기 비전·전략 연구 및 당의 정책개발 지원’이다. 여연은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아니다. 다만 좋은 정책역량 발휘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조사가 바탕이 돼야 하기에 여론조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한다.
이를 위해 기존보다 훨씬 더 세분화해 해상도를 높인 여론조사를 해보려고 한다. 현재 수준의 성별, 지역별, 세대별 분류로는 여론조사의 해상도를 높일 수가 없다. 해상도 높은 여론조사를 해야 단순히 우리당 지지율이 몇 퍼센트고 민주당이 몇 퍼센트다가 아니라, 우리당을 안 찍은 사람은 누구인지, 안 찍은 사람 중에 우리에게 넘어올 사람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현재와 같은 응답률 5% 이하 여론조사에서는 해상도를 높일 수 없다. 선택과 집중을 해서 한 번을 해도 정확한 조사를 하겠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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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역량 강화를 위해 박사급 연구원을 채용 중이다.
△연구원인 박사급 연구원을 공개 채용한 게 2018년 이후 6년 만이라고 하더라. 현재 여연의 박사급 연구원은 2명에 불과하다. 1차 채용 인원 규모는 한자릿수로, 정확한 인원을 정하진 않았다. 불요불급한 것을 최대한 줄여서 연구역량 강화에 최우선순위를 두려고 한다. △경제·재정·금융 △사회·인구·복지 △노동·고용·노사관계 △정치·정당·선거 분야에서 뽑고 있고,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연구원이 올 때까지 계속 채용을 진행하려고 한다. 채용된 연구원은 개인연구뿐 아니라 현안에 따라 공동연구를 하거나 과제 일부는 외주를 주는 역할 등도 같이 맡게 된다.
-정책역량 강화를 위한 다른 계획도 있나.
△여연 산하에 센터를 활성화하려고 한다. 4개 정도의 분야를 생각하고 있는데, 현재 외교안보센터는 확정됐고 외교관 출신인 김건 의원이 맡아주시기로 했다. 이미 김 의원께는 과제를 드렸고 진행 중이다. 여연은 지금 인력도 부족하고 예산도 부족하다. 전문역량이 있는 김 의원 같은 분들이 센터를 맡아주시면 여연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당에도 큰 힘이 된다. 또 현역 의원들은 보좌진 지원도 받을 수도 있으니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다.
-원장이 교체시 연구원 방향이 지나치게 변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여연 원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이를 보장해주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원장은 정치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니 때가 되면 바뀔 수밖에 없다.
핵심은 연구원을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또는 예측 가능하게 운영하느냐다. 그렇기에 이사회 통한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연 이사회는 11명(당연직 5명, 외부이사 6명)으로 구성되는데, 원장이 2년 임기가 정해진 외부인사에게 정기적으로 연구원 운영이나 업무에 대한 보고를 하도록 규정을 만들 예정이다. 외부이사가 의무적·정례적으로 보고를 받는 시스템을 갖추면 원장에 따라 연구원 방향이 지나치게 달라지는 상황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
-한 대표는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설득을 중점으로 강조한다.
△중수청 설득이 단기적 대응으로 가능할까? 개인적으로 볼 때는 이거는 욕심이다. 장기적으로 중수청을 설득할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본다. 우리당은 중수청에서 성공한 경험이 오래전 일이라 이젠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모르는 상황이다. 당-여연이 중수청을 위한 프로그램 등 매뉴얼을 만들고 따라가면서라도 몸에 익혀야 한다.
-민주당은 중수청 공략을 잘하고 있나.
△우리가 워낙 중수청이 취약해서 그렇지 민주당도 절대적인 수치가 높지는 않다. 차이가 절대적이어서 우리가 극복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우리가 반성하고 노력하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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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과제로 ‘양극화 타개’를 강조했다.
△보수란 우리 공동체가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유지·발전할 것인지를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1990년대 중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겪은 후 아직 ‘공동체를 위협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당은 총선 때부터 격차해소를 강조했고 인구정책을 컨트롤하는 부총리급 부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에서 당의 많은 제언을 수용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여의도연구원 설립 30주년 맞는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소속된 당의 성격 때문에 손을 못 댄 문제들에 대해 머리를 맞대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최근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만나 식사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구체화 된 부분은 없지만 두 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세미나를 논의하는 등 접촉을 늘려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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