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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송승헌, 일탈로 꺼낸 '히든페이스'[TF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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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성진 役 맡아 김대우 감독과 10년 만에 재회
"한국 영화계에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라"


더팩트

배우 송승헌이 영화 '히든페이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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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송승헌이 자신에게 있어 전환점 같은 작품이 된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 손을 잡고 다시 한번 일탈에 나섰다. 파격적인 베드신부터 지금까지 연기했던 결과 또 다른 인물을 만나 새로운 얼굴을 꺼낸 '히든페이스'다.

송승헌은 20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에서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개봉을 앞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대장 김창수'(2017) 이후 7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된 소감을 시작으로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니까 너무 재밌고 좋았어요. 요즘 한국 영화계가 침체 아닌 침체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히든페이스'가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요. 영화가 OTT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잖아요. 극장에서 큰 화면과 사운드로 즐기는 게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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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은 오케스트라 지휘자 성진 역을 맡아 '대장 김창수' 이후 7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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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개봉한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 분)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 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를 그린다. '방자전'(2010)' '인간중독'(2014) 등을 연출한 김대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대본을 제대로 보기도 전에, 오로지 김 감독을 향한 신뢰만으로 이번 작품을 택한 송승헌이다. '인간중독'을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표현한 그는 "그전까지 정의롭고 바른 느낌의 인물들을 연기했었는데 김진평은 아픔이 있고 부하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잖아요"라며 "이를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동안 감독님의 작품을 잘 봤고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반듯한 캐릭터를 했다면 빈틈이 많은 인물을 해서 재밌었어요. 배우로서 선택의 폭도 넓혀줬고요"라고 강조했다.

극 중 성진은 하루아침에 결혼을 앞둔 애인 수연이 영상 편지만 남기고 갑자기 사라져 혼란스럽지만, 수연을 대신해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첼리스트 미주에게 본능적으로 끌리게 된다.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는 약혼녀가 사라지게 되면서 숨겨뒀던 욕망과 본능을 나타내는 반전이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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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은 "감독님과 다시 한번 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었고 다음에도 어떤 역할이든 또 해보고 싶다"고 김대우 감독과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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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송승헌은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성진이가 인간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누구나 욕심과 욕망이 있지만 성진이는 좀 의뭉스러웠어요. 어떻게 보면 속물 같으면서 가장 현실에 닿아있는 인물이었죠"라고 캐릭터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설명했다.

"제가 했던 캐릭터 중에 가장 현실적이라서 일탈을 해보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재밌게 촬영했어요. 감독님과 다시 한번 한다는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었고요. 다음에도 어떤 역할이든 또 해보고 싶어요."

특히 송승헌은 이번 작품을 위해 지휘와 피아노 연습을 하고 2~3주 동안 견과류만 먹으며 몸을 만드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극 중 성진과 미주의 정사신에 관해 "수연이 밀실에서 애인의 밀회를 봐야 했기 때문에 꼭 필요한 장치"라고 설명한 그는 "감독님께서 지휘자니까 몸이 슬림하면서도 좋아야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이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했어요"라고 덧붙였다.

10년 만에 다시 수위 높은 베드신을 소화하는 것에 있어서 부담되지는 않았을까. 이에 송승헌은 "솔직히 여배우가 더 부담이 됐을거에요. 그런데 박지현을 보면서 '인간중독'의 임지연 느낌이 났어요. 평소에는 소심하고 말도 없는 편인데 촬영만 하면 긴장하지 않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또 김대우 감독님은 배우들에게 자유롭게 맡기기보다 정확한 디렉팅을 주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 편했고 믿음직스러웠어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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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헌은 "'히든페이스'는 인간이 가진 욕망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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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현직 지휘자에게 레슨을 받으며 지휘를 준비한 과정도 밝혔다. 김대우 감독의 첫 번째 원칙이 대역을 쓰지 않는 것인 만큼 지휘 장면을 직접 소화해야 했다고.

"슈베르트의 음악을 3개월 동안 들으면서 클래식의 좋은 면도 알게 됐죠. 지휘자는 음악을 들으면서 연주자들에게 한 박자 먼저 나와야되거든요. 그래서 제가 음악과 악기를 완전 숙지해야 했죠. 부담이 됐지만 제 손짓에 악기가 따라오는 건 너무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또 감독님도 지휘 장면을 멋지게 담아주셨고요."

1995년 모델로 데뷔한 송승헌은 이듬해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으로 연기를 시작했고 드라마 '가을동화' '여름향기' '에덴의 동쪽' '플레이어' '보이스 시즌4', 영화 '미쓰 와이프', 넷플릭스 '택배기사'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 그리고 OTT 플랫폼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배우로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그의 마음 한켠에도 이루고 싶은 욕망이 존재할지 궁금했다.

"욕망이 왜 없겠어요. 그런데 욕망과 욕심을 부릴수록 불행해지는 것 같아요.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10년 후를 그리기보다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안에 있는 욕심을 배제할수록 저에게 오는 행복이 더 큰 것 같아요. 욕심을 버려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끝으로 송승헌은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산다고 하잖아요. 감독님은 그런 인간의 내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원작에서 설정만 가져왔고 인간관계는 다 만들어낸 거거든요. 인물들이 왜 이렇게 됐는지 입체적으로 설명해 주셔서 원작보다 더 재밌는 것 같아요"라고 자신하며 "'나의 욕망은 무엇이지?' '이를 다 내놓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히든페이스'의 관전 포인트를 짚으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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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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