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뒤이어 처분…영풍·MBK측과 6%p 안팎 격차 벌어질듯
고려아연 본사 표지판 |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임성호 기자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010130]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우호 세력으로 꼽혔던 만큼, 영풍·MBK파트너스와의 지분 대결에서 최 회장의 입지가 더 좁아질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보유했던 고려아연 주식 15만5천여주(지분율 0.7%)를 전량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도 자신의 고려아연 지분 0.1%를 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측은 이와 관련해 "확인해 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최 회장 측 우군으로 알려졌던 윤관 BRV 대표도 BRV캐피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0.5%와 투자전문회사를 통해 갖고 있던 지분 0.2%를 다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표의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도 고려아연 지분 8천주를 처분했다.
한국타이어는 과거 사모펀드(PEF)인 MBK와 경영권 갈등을 겪어 최 회장 측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윤 대표는 최 회장과 초등학교 동창 사이로 알려진 인사다.
그러나 한국타이어 등이 최 회장 지지보다 지분 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을 택하면서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영풍·MBK와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불리한 상황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의 우군으로 꼽힌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달 초 고려아연 지분 0.8%를 전량 매각했는데, 이에 한국타이어 측 처분량을 합하면 최 회장 측이 잃게 되는 '백기사' 지분은 1.6%가 된다.
영풍·MBK의 현 지분은 공개매수 등을 통해 39.83%에 달하며, 최 회장 측과 우호 세력의 현 지분율(33.93%)과 비교하면 약 6%포인트의 우위를 보이게 됐다.
영풍·MBK는 지난달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으며, 이르면 올 연말께 주총을 열고 신규이사 선임 등 안건에 대해 표 대결을 벌일 계획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인사가 대다수인데, 이 구성을 대거 바꿔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영풍·MBK의 계획이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의 최근 경영 실적, 기반 기술, 성장 전략 등을 토대로 주주들을 설득하면 지분 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고려아연은 최근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되면서 영풍·MBK 측의 인수 시도에 저지선을 마련했으나, 기업가치 저하가 우려되는 유상증자를 무리하게 발표했다가 철회해 많은 투자자로부터 반발을 샀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풍·MBK가 계속 장내 매수로 지분을 늘리고 있는 데다, 애초 우호군으로 알려진 국민연금도 고려아연 지분을 줄이는 추세라 최 회장 측으로는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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