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
이달 초 코스피 하락장을 버텨낸 통신주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연말로 갈수록 지수대비 상승폭은 더 확대될 것이란 증권가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기방어주와 배당주로서의 역할이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먹거리로 선택한 AI(인공지능) 접목 분야가 내년부터 수익화 될 경우 성장주로서의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
25일 LG유플러스는 1만1240원에 마감하며 전거래일 대비 1.35% 상승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장중 한 때 1만137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다시 한 번 기록했다. 4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 경신이다.
KT도 이날 4만4800원으로 전거래일보다 0.67% 뛰었다. 22일에는 4만5150원의 52주 신고가도 찍었다.
최근 뿐만 아니라 대부분 올 한해 통신주들 주가는 코스피 상승률 대비 아웃퍼폼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이 연간 약 14%, KT는 29%, LG유플러스는 8% 가량 올랐다. SK의 투자전문기업이지만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돼 통신주로 분류되는 SK스퀘어는 무려 66%가 뛰었다.
이달 들어서는 침체를 겪고 있는 전자업을 제치고 외국인 지분율 1위 업종으로 통신주가 올라섰다는 소식도 들린다.
통신주들은 그동안 변동성이 적은 종목으로 인식됐다. 주력인 이동통신의 성장성 둔화와 수익성 악화에 따른 만성적인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수년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통신주의 이 같은 선전은 복합적이다. 상반기에는 정부 증시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분류돼 주가를 끌어올렸다. 밸류업 흐름은 상반기 우리 주식에 활력을 불어넣어줬고, 7월 한 때 코스피 지수가 2900 턱밑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하반기들어 밸류업 분위기가 무뎌지는 가운데 지속되는 고금리·고환율 리스크와 미국 대선 불확실성, 불안한 국제정세 등이 겹치면서 국내 투자시장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하루에 8%넘게 코스피가 하락하는 이른바 '블랙먼데이'를 맞기도 했다.
이때 통신주들은 경기방어주 성격이 드러나며 버텼다. 구체적으로 9월 시작과 함께 2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 연속 코스피가 하락하는 동안 통신주들은 3%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SK텔레콤은 당시 코스피가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는 와중에 52주 신고가(9월6일)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배당주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투심이 통신주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주들은 금융주와 함께 국내 대표적인 배당주 역할도 수행해 왔다. 외국인들이 전자업을 제치고 통신주를 찾는이유도 고배당 매력이 한 몫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한국거래소가 연말 밸류업지수에 통신주를 편입시킬 수도 있다는 기대감 역시 전체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통신주 모멘텀이 되고 있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통신기업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AI 신사업이 수익까지 창출해낼 경우 통신주가 성장주로서의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신사들은 그동안 침체된 이동통신 시장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솔루션 등 AI접목 사업모델 구축에 공을 들여왔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들은 과거에 추진하던 다양한 신사업을 정리하고 AI에 집중하고 있다"며 "AI는 수익성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를 비롯한 B2B(기업대기업) 서비스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AI 접목을 통한 빠른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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