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그동안 대규모언어모델(LLM·대용량의 인간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도록 훈련된 AI 모델)을 포함한 생성형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대신, 아이폰이나 맥북 등에 외부 AI를 심는 것에 몰두해왔다. 하지만 타사 대비 AI 분야에서 많이 뒤쳐져 있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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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품 개발 몰두했던 애플… LLM 전문 인재 채용 시작
25일 애플 구인광고에 따르면 영국, 인도 등에서 LLM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를 비롯해 머신러닝(ML) 엔지니어 등 컴퓨터 과학 및 관련 기술 분야의 박사급 인재를 채용 중이다. 애플 측은 “ML 기술 관련 장기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중견 및 고위직 연구원을 찾는다”면서 “애플의 머신러닝 리서치(MLR)팀의 일원으로서 개방형 문제를 연구하고 공정성, 추론, 효율성 등을 탐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원자는 컴퓨터 비전(CV) 및 대화형 AI 인터페이스나 LLM 관련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
애플은 연구 인재 채용을 시작으로 늦어도 2026년에는 LLM을 적용시킨 새로운 AI를 시중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2일(현지시각) “애플이 ‘LLM 시리’라고 부르는 대대적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사용자 명령을 더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시리를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개편된 시리는 사람처럼 상호 작용하고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에 더 가까운 방식으로 작업을 처리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시리는 내년쯤 발표될 예정이지만, 실제 출시는 1년여가 지난 2026년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애플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최근 타사 음성 비서들은 생성형 AI에 힘입어 진화하고 있는데 비해 아이폰 등에 탑재된 AI는 별다른 차별점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챗GPT 스타일의 대화형 AI 모델을 선보인 데 반해 시리는 현재 단순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이다.
시리에 챗GPT를 접목한 애플 인텔리전스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할리우드의 리메이크작 같다”고 지적하며 “시리는 여전히 타이머·날씨·음악같은 기본 명령을 수행하는 데 가장 적합한 수준이며, 종종 ‘웹에서 찾은 내용입니다’라거나 (질문이나 명령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실제 오픈AI의 챗GPT가 시리보다 25% 더 정확하고 30% 더 많은 질문에 답할 수 있다는 애플 내부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블룸버그는 “애플은 수년 간 시리에 더 많은 대화 기능을 제공하려 했지만 적절한 기술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최근 공개한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른 기술 기업이 제공하는 AI 기능 대비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13년된 시리 서비스를 개편하는 것은 AI 분야 강자가 되기 위한 애플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 빅테크 자체 LLM 개발 속도전
한편, 글로벌 빅테크는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LLM을 개발하고 있다.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MS는 현재 약 5000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LLM을 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MAI-1′이라고 불리며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이자 AI 스타트업 인플렉션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무스타파 슐레이만이 총괄하고 있다.
구글은 AI 에이전트 ‘자비스’를 개발 중이며, 오는 12월 구글의 LLM ‘제미나이’의 차세대 모델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자비스는 브라우저와 PC를 직접 제어해 사용자 개입 없이도 자료 수집, 제품 구매, 항공권 예약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아마존 역시 ‘메티스(Metis)’라는 LLM 기반 신규 AI 챗봇을 개발하는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메티스는 아마존 LLM ‘올림푸스(Olympus)’를 기반으로 하며, 텍스트와 이미지 기반 답변을 대화 방식으로 제공하게 된다. 항공편 예약, 휴가 일정 작성, 집안 조명 켜고 끄기 등 복잡한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일종의 AI 에이전트 역할을 수행하며, 검색 증강 생성(RAG)을 도입해 실시간 응답 및 출처 링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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