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가 공학 전환을 논의했다고 알려지며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학생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과 관련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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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자대학교 총장이 참여한 가운데 남녀공학 전환 논의와 관련한 3차 간담회가 진행됐지만, ‘공학전환 전면 철회’와 ‘본관 점거 해제’를 두고 서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차를 보이다 결국 결렬됐다.
동덕여대는 25일 오전 11시께 김명애 총장 등 학교 관계자 10명과 총학생회 등 학생대표 10명이 참여한 3차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지난번 간담회 합의 내용에 대한 이견이 있었다. 양쪽 의견이 대립해 결렬됐고 추후 일정 논의 없이 끝났다”고 전했다.
2차 간담회 당시 학교 쪽이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잠정 중단하고, 대신 학생회 쪽이 백주년기념관·강의실 등 점거를 해제하기로 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학교 쪽은 본관 점거 해제까지를 약속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이미 다른 건물 점거를 해제한 학생회 쪽에선 ‘남녀공학 완전 철회’ 약속 없인 본관 점거까지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날 간담회에선 1시간 반 동안 ‘사실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다툼만 반복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끝났다.
김 총장은 간담회가 결렬된 이후 성명문을 내어 “총학생회와의 면담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으나 지난주 상호 협의한 내용과 달리 총학생회는 다시금 공학전환 논의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불법적인 본관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며 “대학의 입장은 명확하다. 불법적인 본관 점거와 시위를 중단하고, 이후 민주적인 대화와 토론과정을 거쳐 공학전환 문제를 다루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폭력사태, 교육권 침해, 시설 훼손 및 불법점거에 대해 법률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을 단호히 실행해 학교를 지켜나가겠다”고도 강조했다.
학생회 쪽은 ‘논의 잠정 중단’이 아닌, 더 나아간 협의 내용이 있어야 본관 점거 해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학생회가 배포한 속기록을 보면, 학생회 쪽은 본관 점거 해제는 “전면 철폐 또는 그에 달하는 약속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남녀공학 전환) 완전 철폐가 어렵다고 하니 그사이를 (3차 간담회서)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한겨레에 “대학본부가 완강한 태도로 나오며 아무런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고 있다. 더는 대학이 우리와 얘기할 의지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불법 점거’를 명확히 하고 물러설 수 없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추후 간담회 일정에 대해선 “학생회 쪽에 공문으로 전달하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학생회 쪽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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