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배송 선진국인 줄 알았는데 월마트 배송을 써보면 진짜 놀라요."
미국 여행객 사이에서는 월마트 배송이 인기다. 차가 없어 마트에 못 가는 여행객은 월마트 배송을 애용한다. 월마트 앱에서 생수나 치즈를 주문하면 30분 내 숙소로 가져다준다. 미국인들은 더 많은 배송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드론 배송을 선택하면 30분 내 뒷마당에 제품을 갖다준다. 월마트에서 선택할 수 있는 배송 옵션은 10가지에 달한다.
편리한 배송은 월마트의 온라인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리테일 기업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더그 맥밀런은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매출을 견인한 비결로 배송 서비스를 꼽았다. 월마트는 "3분기 온라인 부문이 27% 성장했다"며 "온라인 부문은 오프라인 매장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기업의 온라인 전환은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다. 국내 유통기업 롯데와 신세계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해 온라인 사업을 전개했지만 현재 적자를 해결하지 못한 채 온라인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월마트가 보여준 성공은 생존을 고민하는 오프라인 기업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다른 기업들이 온라인 플랫폼과 같은 방식의 서비스·모델로 경쟁하기 위해 온라인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을 때, 월마트는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온라인 사업을 전개했다.
대표적 배송 서비스인 '커브사이드 픽업'은 미국 내 촘촘하게 깔린 오프라인 매장이 있는 월마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였다. 고객은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월마트 매장에서 제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월마트 주차장이나 픽업존에 차를 대면 직원이 제품을 트렁크까지 실어다준다. 오프라인 매장과 친절한 직원, 월마트는 이 같은 강점을 살려 온라인 사업으로 뻗어나갔다. 매출이 상승 중인 월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샘스클럽도 오프라인 강점에 온라인 기술을 결합해 성과를 내고 있다. 샘스클럽 미래형 매장에는 계산대가 없다. 고객은 제품을 카트에 담을 때 모바일로 스캔하고 결제하면 된다. 인공지능(AI)이 접목된 출입문이 고객 카트에 담긴 제품을 인식해 실제 계산과 차이가 나는지 판독한다.
월마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강화하면서 새로운 사업으로 나아갔다. 치열한 온라인 경쟁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강점을 키우고, 소비자의 니즈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오프라인 위기의 시대, 우리의 강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다.
[이선희 컨슈머마켓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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