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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급등·고금리에…신용대출 비중 10년새 11%p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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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달 11일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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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간 국내 예금은행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신용 대출 비중이 11.4%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을 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기업은행 등 6대 은행으로 좁히면 신용대출 비중 하락폭은 더 크다. 아파트 등 부동산 급등과 주식시장 정체, 코로나 팬데믹과 고물가·고금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한국적 현상으로 분석된다.





10년간 은행 가계·기업 신용대출 비중 큰 폭 하락





2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 6월 현재 국내 전체 예금은행(시중·지방·인터넷전문·특수은행)의 가계·기업 대출금 구성은 담보대출 비중이 55.9%이며 신용대출과 보증대출 비중이 각각 26.5%, 17.7%다. 10년 전(2014년 6월)에 견줘 담보대출과 보증대출 비중은 각각 3.1%포인트, 7.9%포인트 상승했으나 신용대출 비중은 11.4%포인트 줄었다. 해당 기간 대출 유형별 대출액은 모두 증가했으나 상대적으로 담보·보증대출의 성장폭이 컸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대출 증가율은 129%에 이른다.



6대 은행의 신용대출 비중 하락폭은 더 크다. 10년 전 담보대출 비중은 54.3%, 신용대출 34.8%, 보증대출 10.8%였으나 6월 말 현재 각 유형별 대출 비중은 담보대출 59.0%, 신용대출 22.6%, 보증대출은 18.5%다. 신용대출 비중 하락폭이 12.2%포인트에 이른 셈이다. 해당 기간 총대출금은 약 1.3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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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가계 신용대출 3년 간 13조원 급감





신용대출 비중 하락은 가계 대출에서 좀더 두드러진다. 전체 예금은행 가계대출을 ‘주택담보’와 ‘신용대출 등’으로 구분해보면 지난 10년 간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70.4%에서 74.6%로 4.2%포인트 상승한 반면 ‘신용대출 등’ 비중은 29.5%에서 25.3%로 4.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지난 3년 간 고금리 시기를 거치면서 ‘신용대출 등’의 규모 자체가 40조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21년 6월 말 신용대출은 277조2천억원이었으나 지난 6월 현재 237조4천억원이다.



시중은행 중 가계 신용대출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이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 6월 말 현재 32조1천억원으로 3년 전에 견줘 약 13조원 급감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감소폭은 각각 12조원, 8조1천억원이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감소폭은 8조원을 밑돌았다.





부동산 시장에 끌려가는 신용시장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대출시장 구조에서 신용대출 비중이 대폭 줄어들고, 최근 3년 새 신용대출금액이 급감한 배경으로는 주택가격 변동과 가계부채 증가 사이에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한국적 특수성’이 우선 지목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주택·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주택거래량도 증가하면서 부동산담보대출액이 늘고, 국가의 정책보증 확대에 따른 전세보증대출도 함께 증가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저금리 기조도 주담대 수요를 키웠다”며 “이에 따라 총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최근 3년간 신용대출 잔액이 급감한 까닭으로는 팬데믹 기간에 단기 투자자금 용도로 급히 신용대출을 일으켰다가 고금리 속에 국내 주식시장이 정체·하락기에 접어들자 투자를 회수(대출 상환)하고 있는 현상도 꼽힌다. 금융거래에서 신용평가 제도·시스템이 고도화하는데도 여전히 ‘담보·보증대출’을 선호하는 은행들의 태도 역시 ‘역사적으로 낮은’ 신용대출 비중 22.6%(지난 6월, 6대 은행)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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