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담배사 BAT 논란
BAT 그룹 한국 계열사인 BAT 로스만스는 25일 액상 전자 담배 신제품 ‘노마드’를 국내 출시했다고 밝혔다. 노마드는 기존의 ‘천연 니코틴’ 제품과 달리 ‘합성 니코틴’을 썼다. BAT가 글로벌 시장에서 합성 니코틴 제품을 내는 것은 이번에 한국이 최초다. 합성 니코틴 담배는 현재 국내에 상당량이 유통 중이지만, 주요 담배 회사가 정식으로 출시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이는 담뱃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현재 합성 니코틴 담배는 한국에서 법적으로는 ‘담배’가 아니다. 법상 담배는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화학합성으로 만든 니코틴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같은 액상 담배라도 ‘천연 니코틴’ 담배엔 1㎖ 당 약 1800원의 담뱃세가 붙지만, ‘합성 니코틴’ 담배에는 한 푼도 안 붙는다. BAT는 이런 입법 공백을 이용해 담배를 팔면서도 세금을 안 내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합성 니코틴도 천연 니코틴과 비슷하게 인체에 해로운데, 합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과세를 면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국가 재정에도 타격을 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합성 니코틴 면세’로 못 걷은 세수가 지난 4년간 3조3896억원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담배 관련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의 ‘늑장 대응’을 문제 삼기도 한다. 합성 니코틴에 대한 입법 공백 상황이 수년째 계속되는데, 선제적 대응을 못 했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도 합성 니코틴 담배를 법적인 담배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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